이솝우화는 고대 그리스의 노예였던 이솝(아이소포스)이 지은 이야기입니다. 짧지만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이야기들이지요.

지금부터 이솝우화 중에 〈소녀와 우유 항아리〉를 들려줄 거예요. 그런데 그냥 읽기만 하면 별로 재미가 없겠지요? 여러분이 직접 이야기를 선택해 보면 어떨까요? 이어지는 두 이야기 중 하나를 골라보세요. 어떤 이야기가 진짜 이솝이 지은 이야기일까요? 또 어떤 이야기가 마음에 드나요? 혹시 여러분이 이야기를 직접 만든다면 어떤 이야기를 만들 건가요?

 

소녀와 우유 항아리

한 소녀가 우유가 가득 든 항아리를 머리에 이고 길을 걷고 있었어요. 항아리는 아주 무거웠지만, 소녀는 콧노래까지 흥얼거릴 정도로 기분이 좋았지요. 그건 바로 아침에 있었던 일 때문이었어요.

소녀는 아침부터 엄마를 도와 젖소의 우유를 짜기 시작했어요. 소녀 매일 아침 신선한 우유를 짜서 시장에 내다 팔았고, 그 돈으로 음식이나 필요한 물건을 사기도 했지요.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지 평소보다 우유가 아주 많이 나왔던 거예요. 보통은 항아리의 반 정도밖에 차지 않았는데 그날은 항아리가 가득할 정도로 우유가 많이 나왔지요.

소녀의 엄마는 소녀에게 웃으며 말했지요.

“얘야, 오늘은 우유가 정말 신기할 정도로 많이 나오는구나. 오늘 시장에서 우유를 팔아 생긴 돈은 너에게 주마. 네가 갖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사도 좋단다.”

엄마의 말에 소녀는 뛸 듯이 기뻤답니다. 그러니 항아리가 무거운 줄도 모르고 콧노래를 부르며 걸어갈 수밖에 없겠지요?

시장은 멀었기 때문에 소녀는 우유를 팔고 생긴 돈으로 무엇을 할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유를 팔면 달걀을 한 서른 개쯤은 살 수 있을 거야. 그럼 달걀을 집으로 가져와 부화시키는 거지. 병아리가 나오면 열심히 모이를 줘서 훌륭한 닭으로 키워 내야지. 서른 마리의 닭은 계속 알을 낳겠지. 그 알도 부화를 시키고 말이야. 그렇게 닭이 많아지면 몇 마리씩 시장에 내다 팔아야 해. 평생 닭만 키울 수는 없잖아. 닭을 팔아서 번 돈으로 새끼 돼지를 사는 거야. 돼지는 뭐든 잘 먹으니까 키우기 어렵지 않을 테지? 처음에는 한 마리로 시작하겠지만 조금씩 마릿수를 늘려야지. 암퇘지도 키우고 말이야. 물론 돼지도 새끼를 낳을 거야. 돼지를 팔아 번 돈을 다시 모았다가, 다음으로는 암송아지 한 마리를 사서 지극정성으로 돌봐줘야지. 그리고 송아지가 조금 자라면…’

그때였어요. 소녀는 “앗!” 하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넘어져 버렸어요. 너무 깊은 생각에 빠져든 까닭에 길가에 솟아난 돌부리를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거예요. 안타깝게도 우유가 가득 들어있던 항아리는 와장창 깨졌고, 우유는 몽땅 땅속에 스며들고 말았지요.

소녀는 무릎이 아픈 줄도 모르고 멍하니 넋을 놓고는 처참한 광경을 바라보기만 했지요. 그리고 소녀는 어떻게 됐을까요? 소녀의 뒷이야기를 직접 상상해 보면 어떨까요?

 

이야기산책

이야기 1 

계속 상상한다

소녀는 슬펐지만 이내 기운을 차렸어요. 아주 똑똑하고 쾌활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무릎을 툭툭 털면서 생각했어요. ‘단지 운이 없어서 돌부리에 걸린 것뿐이야. 이런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작은 불행이지. 겨우 한 번 넘어졌다고 해서 꿈을 포기할 수는 없어’ 그리고 소녀는 몇 주 뒤에는 정말로 우유를 팔아 병아리를 살 수 있었답니다. 언젠가 소를 팔아서 말을 사는 상상을 하면서 말이지요.

이야기 2 

조심해서 다닌다.

소녀는 슬펐지만 이내 기운을 차렸어요. 아주 똑똑하고 쾌활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무릎을 툭툭 털면서 생각했어요. ‘지금 하는 일에 집중하지 않고, 달콤한 꿈만 꾸다가 이렇게 되어 버렸군. 앞으로는 조심해야겠어.’ 소녀는 다시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어요. 무슨 일이든 집중해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지요. 그렇게 소녀는 마을에서 가장 일을 잘하는 일꾼이 됐답니다.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