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주 원장, SNS에 게시해 최근 주목
옛 주민 식수·빨래 등…여전히 샘은 솟아

자물쇠가 채워진 ‘옥천샘터’, 하지만 귀를 기울이면 샘 솟는 소리가 들린다.

물이 솟아나는 샘터는 예로부터 사람들이 거주할 수 있는 중요한 조건이 된다. 춘천 곳곳에도 주민들이 자주 사용하던 샘터가 있다. 신북읍 용왕샘터·용산샘터·송암샘터·봉의산샘터 그리고 ‘옥천샘터’가 있다. 

‘옥천동’이라는 지명은 옥천샘터에서 시작되었다. 옥천(玉川)은 ‘구슬같이 맑고 좋은 샘’이라는 의미를 가졌다. 샘이 흐르고 뒤로는 봉의산이 있어 예로부터 터가 좋아 사람이 모이는 부촌이었다. 최근 이학주 한국문화스토리텔링원 원장이 SNS에 옥천동 한 골목 담벼락에 숨어 있는 ‘옥천샘터’ 사진을 게시하여 화제가 됐다.

이 원장에게 연락하여 ‘옥천샘터’를 찾아갔다. 언덕길을 올라 옛 춘천여고 교정 옆 ‘옥천길 54번길’ 골목 초입에 있는 샘터에 도착했다. 오후 4시여서 아직 낮 더위가 가시지 않은 시간이었는데, 어디선가 기온보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땀을 식혀줬다. 봉의산을 타고 내려오는 산바람이라고 한다. 미세하지만 확연하게 느낄 수 있는 서늘함이 전해지며 무더위에 지친 몸이 한결 가벼워졌다. 5분쯤 걸어가니 SNS에서 봤던 옥천샘터를 찾을 수 있었다. 옥천샘터에는 예전에 물을 길어 올리던 펌프가 설치되어 있지만, 펌프 손잡이는 사라졌고 쇠로 만든 뚜껑이 샘터를 덮은 채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귀를 기울이면 어느새 땅속에서 샘 솟는 소리가 들려온다.

시대가 변하고 상수도 보급으로 주민들은 옥천샘터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 옛날에는 식수는 물론이거니와 빨래를 하고 머리를 감는 등 옥천동 주민들이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 이 원장은 《춘천사람들》과의 통화에서 “춘천 곳곳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다니던 중에 옥천샘터 근처에 사시는 동네 어르신으로부터 옥천샘터에 관한 흥미롭고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옥천샘터처럼 춘천사람들의 삶과 애환이 담긴 장소가 오래도록 기억되고 보존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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