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이견으로 수개월째 제자리
석사동주민자치회, 찬반 최종 취합나서

 

 

석사동 벌말공원 공영주차타워 조성 사업이 주민의견을 취합해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최근 석사동주민자치회는 주차타워 건립부지 인근 11통과 12통 500여 세대 주민들과 상인들에게 벌말공원 공영주차장 조성에 관한 찬반 의견을 묻는 회신용 우편을 전달했다. 조사 결과는 오는 28일 석사동행정복지센터에서 공개된다.

석사동 벌말지구 골목길은 낮에도 차 댈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주차난이 심각하다. 주차장 확충은 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으로서 지난 21대 총선에서 허영 의원의 공약이기도 했다. 이후 시는 행안부 특별교부세 39억 원과 시비 21억 원 총 60억 원을 들여 2025년까지 석사동행정복지센터 앞 벌말공원 3천59㎡에 118면 이상 규모의 주차타워 조성 계획을 밝혔다. 후속 조치로 지난해 3월에는 벌말공원주차타워 조성 전까지 석사동 근로복지아파트부터 봄내아파트 양방향 785m 구간에 한시적 주차를 허용했다. 이어 올해 7월까지 건축 설계 공모와 실시설계 용역을 마치고, 9월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올해 2월과 5월 두 차례 열린 주민간담회에서 주민 의견 대립으로 진척이 없는 상태이다. 지난 5월 주민간담회에서 허원영 석사동 통장협의회장은 주차타워 조성을 찬성하며 “이 일대는 골목마다 이중주차가 돼 있고 소방차가 진입이 안 되는 상황이어서 주차타워는 꼭 필요하다. 해당 구역인 10·11·12통 주민들도 찬성의견이 더 많다. 소수의 의견으로 사업이 지연되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반대하는 주민은 “놀이터와 공원 바로 옆에 대형 주차타워를 짓게 되면 공원 기능을 상실하고 드나드는 차량 때문에 어린이와 노약자의 안전이 위협받으며 먼지와 분진 등 생활 환경 오염이 우려될 뿐만 아니라 유료 운영으로 골목길 주차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사업 진행이 지지부진해지면서 다른 지역에 주차장이 조성될 수 있다는 소문이 떠돌자 결국, 주민자치회가 나서서 주민 의견을 종합해 조성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석사동 지역구 의원인 신성열 시의원은 “간이 투표까지 갈 문제가 아니었다. 주민 숙원사업으로 예산을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의 소극적 대처로 사업이 지연됐다”라며 “분진 피해는 오히려 노상 주차장이 더 우려된다. 주차타워는 가림막과 공기 정화 시설이 있어서 오히려 환경 오염이 적고 주변 생활 환경이 좋아진다. 또 주차장 출입구를 큰길 쪽으로 내면 어린이와 노약자의 안전문제도 해결된다. 현재 공영주차장은 일몰 이후 아침 출근 시간 전까진 무료이고 낮에만 유료이다. 낮이고 밤이고 무상으로 쓰겠다는 건 무리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또 일각에서 들어가는 돈에 비해 주차 면수가 별로 늘지 않는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66면에서 118면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난다. 꼭 필요한 사업임에도 일부 주민의 눈치만 보는 시의 대처가 아쉽다”라고 지적했다.

시 교통과는 “사업실시를 앞두고 간담회 등에서 일부 주민의 반대가 심한 상태에서 강행할 수는 없었다. 곧 주민투표 결과가 나오는 대로 주민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창수 석사동주민자치회장은 “벌말지구는 춘천에서 주차난이 가장 심한 곳이다. 주차난 해결뿐만 아니라 위급 상황 시 구급차·소방차가 원활하게 진입해서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기에 주차타워 건립이 꼭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박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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