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란 무엇일까?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돈’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하지만 돈이라는 용어는 광범위한 의미를 갖기 때문에 재화와 서비스를 사고팔 때 사용되는 돈을 특별히 ‘화폐’라고 부른다. 가령 재산이 많은 사람을 ‘돈이 많은 사람’이라고 부를 수는 있지만 ‘화폐가 많은 사람’이라고 부르지 않는 것처럼 화폐는 돈의 의미 중 일부분만을 나타낸다.

화폐의 세 가지 기능

우선 화폐는 ‘교환의 매개’로서 기능을 수행한다. 사람들이 서로 필요한 물건을 직접 교환하는 물물교환 경제를 생각해 보자. 물물교환 경제에서는 서로 원하는 것을 상대방이 갖고 있는 경우에만 거래가 발생한다. 그런데 실제로 내가 원하는 것을 상대가 가지고 있고, 반대로 상대가 원하는 것을 내가 가지고 있기란 쉽지 않다. 교환을 이어가며 내가 원하는 물건을 구해야 하는데, 누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화폐를 이용하면 사려는 사람은 파는 사람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상관없이 언제든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상대의 욕망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이처럼 교환의 편리성을 증진시키는 화폐의 기능을 ‘교환의 매개’ 기능이라고 한다.

다음으로 화폐는 ‘가치척도’의 기능이 있다. 예를 들어 물물교환 경제에서 쌀과 토끼를 서로 교환하기 원하는 두 사람이 거래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쌀 몇 kg이 토끼 몇 마리와 교환할 것인지 결정하기는 어렵다. 절대적인 기준도 없고 당사자들의 생각도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화폐를 이용하면 쌀 1kg은 얼마인지 또는 토끼 1마리는 얼마인지를 객관적으로 수치화할 수 있고 이는 교환을 훨씬 수월하게 만든다. 이처럼 화폐는 각 상품의 객관적인 가치를 측정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이러한 기능을 가치척도 기능이라고 한다.

끝으로 화폐는 ‘가치저장’의 기능이 있다. 물물교환 경제에서는 올해 생산된 물건을 나중에 소비하기 위해서는 이를 저장해 두어야 한다. 그런데 물건을 저장하기 위해서는 공간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물건이 부패하여 썩어버릴 가능성도 있다. 또한 서비스의 경우에는 저장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런데 화폐를 이용하면 화폐를 가진 사람이 원하는 시점에 이용할 수 있다. 화폐에는 이러한 ‘가치저장’의 기능도 있다.

화폐의 종류

첫 번째 상품화폐가 있다. 상품화폐란 상품으로서 가치를 지닌 어떤 물건이 화폐로 통용되는 것을 말한다. 상품화폐로는 주로 무명, 쌀 등이 사용됐다. 한국에서는 1960년대까지도 농촌에서 쌀이 화폐의 기능을 담당했다. 화폐로 사용되는 상품은 휴대성·가분성·내구성·동질성·가치 안정성 등의 특성이 필요하다. 특히, 가치 안정성은 그 공급량이 제한되어 있어야 함을 뜻한다. 갑자기 공급량이 많아져서 흔해지면 화폐로서의 가치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성을 골고루 지닌 상품화폐로 널리 사용된 것은, 금·은 등의 귀금속이었는데 이를 상품화폐 중에서도 금속화폐라고 한다.

다음으로는 증서화폐 또는 지폐이다. 대부분의 나라는 중앙은행에게 화폐 발행의 권한을 부여하는데 이러한 화폐를 법화라고 부른다.

최근에는 컴퓨터와 통신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전자자금이체제도라는 새로운 형태의 지불제도가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새롭게 사용되고 있는 화폐의 형태를 전자화폐라고 부른다.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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