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인식개선 강사 김남영 씨의 긍정에너지

 

장애인 근로자들의 장애인식개선교육 현장에 특별한 강사가 초대되었다.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을 위해 2회에 걸친 교육을 진행하는 청년 강사 김남영 씨가 그 주인공이다. 그 자신이 지체장애인 당사자이기도 하지만, 많이 만나보지 못한 발달장애인들과 이야기를 함께 해보고 싶다는 필요가 함께 작용하기도 했다. 장애인이 장애인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폭넓게 하는 것은 실제 풀어갈 과제이기도 하다는 맞장구가 작동했던 터였다.

중증장애인 공공일자리 사업을 진행하는 주식회사 나비소셜컴퍼니에서 열띤 강의를 진행한 김남영 씨(27세)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현재 하는 일을 설명해주시겠어요?

우선 지금 제가 하는 일의 공식 명칭은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강사’입니다. 

현재 「장애인고용 촉진 및 직업재활법」을 근거로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장에서는 연 1회 1시간 이상의 법정 의무교육을 하게 되어있습니다. 직장 내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줄여 장애인고용 촉진과 고용 안정을 지원하기 위한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지요.

저는 그 교육을 제공하는 강사로 교육청이나 여러 기관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도 많이 갑니다.

 

학교에 방문하면 주로 교사를 대상으로 하나요?

지금까지는 주로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는데, 하반기부터는 교사를 대상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을 만나면 어떤 반응인가요?

우선은 학교 분위기나 대상에 따라 다르긴 합니다. 처음엔 초등학생을 만나는 강의를 준비할 때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 강의보다 제일 재미있어요. 초등학생들이 오히려 장애인에 대해 많이 알고 있어서 좀 놀랐어요. 어떻게 아는지 물어봤더니 유튜브를 많이 보았다고 해요. 그래서 생각보다 바르게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을 보고 다행스럽기도 했습니다. 중·고등학생들은 조금 고차원적인 생각을 많이 나누는 편입니다. 현장에서 학생들이 제일 놀란 점은 ‘장애를 극복했다’는 표현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때였어요. 제가 장애인의 입장이다 보니 ‘장애를 인정했다’라고 얘기했을 때 가장 큰 피드백이 왔습니다. 그렇게 소통하면서 강의하면 서로 공감대도 생기고 재밌게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장애인 인식개선 강사를 보면 비장애인이 교육하거나, 장애인이라도 비장애인과 동행해서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혼자서 진행하는 것을 굉장히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떠세요?

보통은 제가 기관을 방문할 때 담당자와 연락해보면 대부분 비장애인 강사를 많이 만나셨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장애인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때가 많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제 삶을 얘기하는 거잖아요. 제가 휠체어를 타면서 학교생활이나 일상생활에서 겪어온 지금까지의 경험이 이야기의 소재가 되는 거죠. 그래서인지 집중해주고, 공감하는 반응을 더 많이 만나게 됩니다. 앞으로도 당사자로서 더 많은 강의와 활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런 경험이 강사로서도 큰 힘이 되겠네요. 그래도 다른 한편으로는 교육을 위해 만나는 경우와 현실 속에서 만나는 일상 속 사람들과는 온도 차가 있을 텐데 어떤가요?

네, 맞습니다. 아무래도 강의를 통해 만나는 사람들은 이미 장애인식 개선 교육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만나니까 장애에 대해 열린 마음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현실에선 그게 아니잖아요. 여전히 제가 휠체어를 타고 밖에 다니면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집니다. 그게 따가울 때가 좀 많아요. 또 중요한 것은 도움을 주려고 하시는 분들을 예전보다 많이 만나는데, 문제는 “어떻게 도와드릴까요?”가 아니라 무턱대고 도움을 주는 경우 좀 당황스럽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 대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시각이 많이 다른 것이죠. 호의는 알지만 “도와드릴까요?”의 한 마디가 중요함을 더 알리고 싶어요. 그런 상호 배려의 지점이 결국은 교육 현장과 현실 속의 온도 차이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교육을 통해 그런 정보와 경험을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앞으로 제일 하고 싶은 것은 어떤 것일까요?

저는 강의가 너무 재미있어요. 그래서 앞으로도 좋은 강의를 하기 위해 많은 활동을 해보려고 해요. 실제로 마라톤대회도 한 번 더 나갈 거고요, 해외연수도 많이 다녀오고 싶습니다. 물론 국내도 많이 돌아보면서 그런 경험을 제 강의 자원으로 삼아 더 많은 사람에게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 지금의 목표입니다.

 

하고 싶은 것을 맘껏 펼치며 삶을 행복하게 즐기는 것 자체가 좋은 영향력이 될 수 있겠습니다. 에너지가 밝아서 참 건강해 보이는데 혹시 평소에 존경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저는 아버지께 참 감사한 마음이 커요. 아버지는 교직 생활을 30년 넘게 하신 분이세요. 최근에 아버지의 지인을 통해 알게 된 것인데, 주변 분들은 제가 장애가 있는지 모르셨대요. 아버지가 그냥 ‘우리 아들’이라고 하셨지, 다리가 불편한, 혹은 장애가 있는 아들이라는 얘기를 절대 안 하셨다고 합니다. 교육청에 강의하러 갔다가 아버지를 아시는 분들을 만났더니 놀라시더라고요. 또 학생들을 가르치거나 교직 연수를 많이 하시는 아버지의 강의력과 호소력 깊은 말씀을 좀 많이 배우고 싶습니다. 저는 이제 시작이지만 아버지처럼 교육적인 부분에서는 더 많이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진솔한 이야기 감사합니다. 앞으로의 활동도 관심과 응원으로 함께 하겠습니다. 

 

‘장애인 청년’이 참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던 찰나 이내 멈칫했다. 우리는 ‘장애’라는 단어를 만나면 뿌리깊은 선입견이 작동하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는 없을 것이다. 아무리 이해하고자 해도 그리 살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래서 노력을 더 해야 하는 이유가 명확해진다. 우리 사회는 다양한 삶을 살아가는 수많은 이웃과의 공간이자 상호작용의 연속이니 더 부지런히 서로를 알아가고 공감대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지역 청년이자 포부가 또렷한 김남영 씨의 미소가 모두에게 따뜻한 에너지가 되어줄 것이라 흐뭇하게 기대해본다.

김윤정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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