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리어프리 도서관

점자인쇄기.

 

우리 집·학교·직장 정문에는 장애인 통로가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질문에 바로 대답하기는 힘들 것이다. 우리가 당연하게 셀 수 없이 지나쳤을 주변의 장소들이 사실은 모두가 평등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특히 지역사회의 모든 시민을 포용하는 공간이 되어야 할 도서관은 이를 특히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그러나 장애인에게 도서관은 여전히 어려운 공간이다. 실내 정숙을 지키려는 도서관에서는 특유의 소리를 내는 장애인들에게 눈총을 주는 일도 있고, 점자블록 등 장애 친화적인 시설이 없어 입장조차 힘든 곳도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배리어프리 도서관으로의 전환과 고민이 필요하다. 

배리어프리(Barrier Free)란 장벽이라는 뜻의 Barrier와 자유롭게 하다라는 뜻의 Free가 합쳐진 단어이다. 장애인·고령자·영유아 등 사회적 약자들이 사회생활에 지장이 되는 물리적인 장애물이나 심리적인 장벽을 없애기 위해 실시되는 운동 및 정책을 말한다. 배리어프리 도서관은 시각·청각·지체·장애 등의 다양한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도서관을 쉽게 이용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공간이다. 

배리어프리 도서관의 모범으로 뽑히는 국회부산도서관은 약시자용 전자독서확대기가 있는 것은 물론,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1인 열람실과 큰글자 책·점자라벨도서 코너가 잘 갖추어져 있다. 특히 돋보이는 것은 점자 인쇄기이다. 일반 프린터기와 동일하게 사용이 가능하지만, 점자 인쇄기는 점자와 점자에 해당하는 묵자를 동시에 인쇄하여 시각장애인과 비시각장애인 모두 한 문서를 볼 수 있다. 색상에 따라 올록볼록한 정도가 달라 색의 진하기도 알 수 있다. 

춘천 지역의 도서관은 어떨까? 춘천시립공공도서관은 ‘북스타트 장애인 택배서비스’와 ‘책나래 서비스’를 제공한다. 북스타트 장애인 택배서비스는 도서관 방문 이용이 어려운 장애인을 위하여 북스타트 운동 도서를 택배로 집까지 배달하는 서비스이다. 북스타트 꾸러미 도서 중 2권을 선택하여 무료로 신청할 수 있다. 책나래 서비스 역시 방문 이용이 어려운 장애인을 위하여 이용자가 필요로 하는 도서관 자료를 우체국 택배를 이용하여 무료로 집에서 대출·반납할 수 있도록 한다. 춘천시립청소년도서관(삼천동) 종합자료실에는 ‘장애인을 위한 독서공간’ 코너도 존재한다. 화면 낭독과 확대가 가능한 장애인용 PC·쇄물음성변환출력기·독서확대기 등 독서 보조기기 11종이 설치되어있다.

2012년 개정된 도서관법 제43조에 따라 도서관은 장애인,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지식정보 취약계층의 지식정보 격차 해소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책무로 규정되어 잇다. 이밖에도 제45조에서는 도서관의 장애인 서비스를 위한 국가 시책 수립 및 총괄의 역할을 담당할 국립장애인도서관의 설립·운영을 명시하고 있어 공공도서관에서도 장애인 서비스 제공이 확산되는 추세이다.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도서관 내부에서 장애인 서비스 시설을 특정 이용자층으로 별도로 구분하여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설계 초기부터 (요구에 따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공동 영역에서 공동의 서비스를 향유할 수 있게 되었으면 한다. 또한 독서 지도와 대면낭독서비스, 독서 보조기기 활용교육, 장애 관련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어린이와 어른,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차별 없는 다양한 이웃들이 장벽 없는 배리어프리 도서관에서 편안하게 쉴 수 있을 때, 도서관은 우리 지역의 사랑방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최유빈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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