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동, 역사문화공간 조성을 위한 포럼’
근현대문화유산 보존·기록화 논의 첫걸음

시는 망대와 약사동 일원을 근현대역사문화 공간으로 복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약사촉진 4구역 주택재개발사업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인 약사동 망대 보존 및 기록화 방안에 대한 첫 공론장이 열렸다.

시는 3일 시청 민방위교육장에서 ‘약사동, 역사문화공간 조성을 위한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주제 강연에 나선 허준구 춘천학연구소 소장은 약사동 망대의 건립과 변천 과정을 옛 사진을 통해 설명하며 근현대문화유산으로서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겼다.

허 소장은 망대와 관련한 역사적 자료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최근 새롭게 찾아낸 사진 자료를 통해, 망대가 일제 강점기 시절 춘천교도소의 전신인 춘천분감형무소 탈옥수 감시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1961년경 화재 감시의 목적으로 세워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이전에 현 춘천교육문화회관 자리에 있던 옛 춘천소방서의 목조 망루가 있었다. 현재의 망대는 목조 망루가 수명을 다한 후 현재 위치에 시멘트 벽돌 조적 방식으로 지어진 것이다. 허 소장은 약사동 망대가 근현대문화 유산으로서 충분한 가치를 가지고 있지만, 개발로 인해 철거가 불가피하다면 “사진·영상·구술·채록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기록화해 지역의 유산으로 계승해야 하고 도시의 역사성을 보존하기 위한 조례 제정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영심 강원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춘천시의 목재특화거리 조성사업과 연계해 망대를 추억할 수 있는 조형물을 조성하는 등 약사동 일원을 춘천의 관광명소로 만들 것을 제안했다. 유 연구위원은 “망대를 원형 그대로 보존할 수 없다면 목재친화도시로 선정된 춘천답게 약사천 인근에 나무로 망대를 재현하고, 권진규·박수근 등의 스토리가 담긴 예술공원으로 조성하자”라며 이어서 “또 남춘천역과 약사천, 육림고개로 이어지는 춘천의 삶과 정체성을 느낄 수 있는 문화거리를 만들고 약사동 일원에 망대마을축제를 열어서 공동체성을 강화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권순석 문화컨설팅 바라 대표는 “가장 좋은 건 약사동 망대를 원형 그대로 이전하여 보존하는 것인데 가능성이 낮다. 그렇다면 해체 후 이전 보존할지 아니면 제3의 방법을 택할지 합의가 필요하다. 다만 옛 시립문화관 등 지역의 소중한 문화유산들이 기록하나 없이 사라져가는 일이 반복되는 게 안타깝다. 그동안 어떤 오류들이 있었는지 정확하게 짚고 정리하지도 않았다. 지역 정치권과 행정의 직무유기다”라고 꼬집었다.

용옥현 도시재생과장은 “이전하여 보전할지 아니면 상징물로 새롭게 조성할지 현재 확정된 것은 없다. 이전 비용도 문제지만 골목길 등 현재의 장소성을 잃을 경우 망대의 가치가 유효한지 등 다각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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