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 오월리 강원숲체험장

 

‘강원숲체험장’에서 워크숍이 있다고 해 찾아가는 길. 얼마 전 작은 도로를 지나다 얼핏 이정표를 본 듯도 하다. 오월리. 긴 장마를 지나 습하고 눅눅해진 공기에 매미 소리만큼 따가운 햇살이 더해져 푹푹 찌는 삼복염천이지만 더위마저 싱그럽게 만들어 주는 마을 이름이 참 좋다. 

오월리에서 흘러내리는 계곡물이 북한강과 만나는 지점은 겨울엔 빙어 낚시하는 사람들에게 꽤 알려진 명소다. 손에 만져질 듯 가까이에 흐르는 강을 곁에 끼고 가는 길. 계곡에는 아이들이 물놀이에 신이 났다. 시원함이 전달된다. 교행이 어려워 보이는 좁은 길을 따라가노라니 이정표가 다리를 건너라고 알려준다. 나무들이 그늘을 우수수 쏟아내는 입구에 계곡 물소리가 시원하게 달려들어 차를 세우고 내려섰다. 

시원한 그늘 길에 마음을 빼앗겼는데 정작 숲에 드니 곳곳에 걷고 싶은 산책로가 구석구석 손짓하듯 여러 갈래로 만들어져 있다. 좀 더 시간을 갖고 온다면 사부작사부작 여기저기 걸어보리라. 관리사무소는 산 중턱쯤 꽤 높이 올라간 곳에 자리를 잡았다. 숙박동에도 주차장이 있지만, 관리동에 주차하고 걸어도 좋다. 

워크숍 장소는 관리사무소 옆 건물에 위치해 있다. 30석과 60석의 세미나실 중 우리가 사용한 건 30석 세미나실. 앰프 준비가 되어있지 않아 공연은 할 수 없었지만, 워크숍 장소로는 괜찮았다. 워크숍을 마치고 지정된 숙소로 향하는 길에 시원한 계곡물이 폭포처럼 쏟아져 내린다. 잠시 멈춰 물멍을 하는 사람이 나만은 아니었다. 좋다는 건 같은 마음이겠지? 그 길을 따라 오르는 길은 계곡을 끼고 데크로드가 깔려있어 천천히 걷기에 좋다. 그 위쪽으로 명상의 숲이 있다는 이정표가 있었지만 어두워지는 시간이라 오르지는 않았다. 

숙소동 왼쪽으로는 산책로가 여러 갈래 놓여 있어 골라 걷는 재미도 쏠쏠하겠다. 관리사무소 뒤쪽으로 풍욕장으로 오르는 길이 있다. 선선한 가을 어느 날 그곳에서 풍욕을 해보아야겠다. 강원숲체험장을 이용하려면 한 달 전 인터넷으로 예약할 수 있다. 당일치기로 잠시 들러 계곡물에 발도 담그고 조용히 숲을 즐기고 싶다면 입장료는 2천 원원(춘천시민은 1천 원). 주차료는 3천 원이다. 10인용 숙소는 꽤 넓었다. 방도 주방도, 거실도 널찍하다. 3인실과 4인실, 6인실도 숲의 곳곳에 준비되어 있다. 이용요금은 홈페이지에 상세히 나와 있다.

야채를 씻노라니 바깥에서 바비큐 준비에 분주하다. 테이블·의자·바비큐그릴이 잘 준비되어 있어 삼겹살·소시지·고등어까지 구워 저녁을 먹으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풍경도 참 정겹다. 웃고 떠드는 사이 어느새 사방이 캄캄해지고 후덥지근하던 공기가 서늘해졌다. 산 중턱의 온도가 시내와 다르다는 걸 느끼는 순간, 여기에 와 있는 또 다른 기쁨이 된다. 시원한 바람에 마당을 서성이다 고개를 드니 나뭇잎 새 사이로 빼꼼히 보이는 하늘에 별이 초롱초롱하고 저 멀리 배가 조금 나온 달과 눈이 마주친다. 

단체도 좋지만, 조용히 혼자 숲에 들어 누려보고 싶은 정취다. 일정이 바빠 밤늦게 돌아 나오는 길. 숲에서 아침을 맞이하지 못하는 게 서운하다. 단풍이 곱게 들어가는 가을날 호젓하게 다시 한번 와 보리라. 그때는 활쏘기 체험도 한번 해보고 등산로를 따라올라 해발 716m라는 삿갓봉에도 올라 봐야지.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소양고등학교 앞에서 서면 6번 버스를 타고 오월리 종점까지 06시 30분~16시 05분 사이에, 중앙시장 환승센터에서 오월리 종점까지 12시~19시 15분에 운행하는 노선이 있다고 한다. 춘천에 살며 춘천을 여행하는 맛이라니…. 생각의 끈을 묶으며 고개를 돌려본다. 다음엔 어느 동네를 맛볼까?    

백경미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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