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회용컵 사업의 성공적인 안착을 염원하며

지난 8일, 춘천시청 1층에서 춘천E컵 출시를 기념해 나눠준 쿠폰 등의 홍보물. 사진 제공=송현섭
지난 8일, 춘천시청 1층에서 춘천E컵 출시를 기념해 홍보부스를 운영했다.

 

지난 8월 1일, 춘천시는 ‘카페 다회용 컵 지원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시청 1층 로비에서 춘천E컵 출시 기념 2천 원 커피 할인 쿠폰과 친환경 행주를 선착순으로 제공했다. ‘카페 다회용 컵 지원사업’은 1회용품 규제 제외 대상인 커피전문점 포장 음료의 일회용 컵을 다회용 컵으로 전환하여, 다회용기 재사용 문화를 확산하고, 일회용 폐기물을 감량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 6월부터 춘천E컵 제휴 카페를 모집한 결과 춘천시청과 관내 대학을 중심으로 총 29개소 카페가 참여하기로 했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휴대전화에서 ‘E컵’ 앱을 내려받아 회원가입을 하면 제휴 카페에서 다회용 컵을 사용할 수 있다. 음료를 주문할 때는 “춘천 E컵에 주세요”라고 요청하고, 이후 다 쓴 다회용 컵은 제휴 카페 또는 춘천시청 1층 당직실 옆 수거함에 반납할 수 있다. 이처럼 다회용 컵을 이용할 때마다 탄소 중립 포인트도 1잔당 300원이 적립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성급하게 도입되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일부 시범사업 등으로 시행되고 있는 ‘다회용 컵 지원사업’은 아직 시행착오를 거치는 중이다. 지난해 창원 중심상업지역인 상남동 16곳 시범사업으로 ‘창원 돌돌e컵’을 도입했으나 컵 사용실적이 800여 개로 저조해 6개월 만에 중단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한다면, 키즈카페, 대단위 주거지역, 도서관, 공공기관 및 대학 인근 등 주기적으로 반복 이용 인원이 많은 지역이 공유컵 사업에 적합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한 지자체별로 사용하는 다회용 컵의 규격과 이용 방법이 달라 향후 표준화 과정에서 혼선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지난 7월 30일, 환경부는 다회용기 보급 국고보조 사업 실행지침을 마련하여 회수율과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다회용 컵 표준이 제시됐다. 구체적으로 다회용 컵의 용량, 최소 두께 등 표준을 제시하고 컵 대여와 반납 수량을 전산으로 관리하도록 했다. 또한 용량은 355㎖·414㎖·473㎖ 등 3종, 두께는 1㎜ 이상, 외경은 92∼98㎜로 만들고, 다회용 컵을 폐기할 때는 재활용이 쉽도록 색깔이나 그림을 넣는 것을 지양하도록 했다.

이에 기후행동지역청년네트워크, ‘오늘,잇다’의 김민아 캠페이너는 “특히 다회용 컵으로 사용되는 컵들은 주원료를 플라스틱으로 하여 제작하기 때문에 오히려 표준화 과정에서 일회용 컵 사용보다 더 많은 플라스틱 컵이 대량으로 폐기될 가능성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춘천E컵 출시 기념 부스에 다녀간 한 시민은 “공유 컵 사업의 핵심은 시민들의 인식과 생활 습관의 변화인데, 시민들의 인식과 행동 변화에 대한 고민 없이 무작정 다회용 컵과 회수 기계만 늘리는 것은 오히려 성과 내기 좋은 ‘전시 행정’ 또는 ‘그린 워싱(환경 위장주의)’에 불과하다”라며 시민들과 발맞추며 도입 취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적극적인 행정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하종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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