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YMCA, 정기권 도입 제안서 제출 눈길
청주·전주·화성 등 타 지자체도 시민 호응 높아

학생들을 태우기 위한 차량들이 길게 줄 서 있다.

 

최근 춘천YMCA(사무총장 이원영)가 춘천시에 청소년 버스 정기권 제도 도입을 촉구하는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밝혀져 눈길을 끌고 있다.

춘천YMCA 측은 △청소년은 대중교통 이용 요금을 절약하고 △버스회사는 이용자를 증가시켜 공차 운행 횟수를 줄이고 △지자체는 교통복지 실현 및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청소년 버스 정기권 제도를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는 내용의 제안서를 지난달 제출했다고 밝혔다.

청소년 교통비 부담 커

청소년 정기권 제도 도입의 가장 큰 이유는 교통비 부담 경감이다. 교통비라고 하면 어른들에게는 푼돈으로 여길 수 있지만 청소년에게는 적지 않은 금액이다. 하나은행이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고등학생의 월평균 용돈은 6만 4천 원 △중학생은 4만 원 △초등학교 고학년생은 2만 2천 300원 △초등학교 저학년생은 1만 7천 500원으로 나타났다. 현재 춘천시의 교통비를 살펴보면 중·고생의 경우 버스요금이 현금으로 1천360원, 교통카드로 1천210원이다. 등·하교만 계산(1일 2회×20일)하더라도 한 달에 현금으로 5만 4천 400원, 교통카드로 4만 8천 400원이다. 교통비가 용돈에 포함되는지는 가정마다 다르겠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금액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 사무총장은 “어른들의 생각과는 달리 교통비가 실제 청소년 이동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석은 사실”이라며 “2019년 1천800여 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다수의 청소년들이 퇴계동과 약사명동에서 여가 활동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이동이 용이한 지역이 이곳밖에 없기 때문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 사무총장은 “이는 단순히 경제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활동반경이 줄어들면 다양한 체험·문화·예술 활동의 기회를 놓치는 등 사회·문화·교육 문제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아동·청소년 교통복지 및 이동권 확대 돼야

유니세프의 아동친화도시계획은 △아동의 참여△놀이와 여가 공간△자연환경 확보△이동성 개선을 골자로 한다. 이때 아동의 독립 이동권은 ‘어린이들이 어른들의 감독 없이 동네나 도시를 돌아다닐 수 있는 자유’를 말한다.

대중교통 인프라가 잘 갖춰진 대도시와 그렇지 않은 중소도시를 비교해보면 이동권의 차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서울에는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삼삼오오 친구들과 이동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지만, 중소도시의 청소년들은 대부분 ‘엄마 차’ 혹은 ‘아빠 차’에 의존해 다닐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해 춘천시청소년참여위원회가 실시한 교통수단 실태조사에 따르면 50%에 가까운 학생들이 등교 시 부모님의 차를 이용한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자유로운 이동은커녕 거꾸로 등교마저 위협받는 상황이다. 춘천의 경우 맞벌이 부부의 증가에 따라 학원 차량을 통해 등교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마저도 이번 2학기부터 이용이 어려워졌다. 여객운수법에 따라 영업용 차량으로 허가받지 않는 학원 등교 차량은 운행이 금지된 것. 현재 맘카페 등에는 현재 등교 수단을 고민하는 글이 계속 올라오는 상태다. 특히 당장 스쿨버스 이용이 어려운 경우나 다자녀로 직접 모두 등교시켜야 하는 경우, 매우 곤란한 처지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

청소년 버스 정기권, “지속가능한 방법”

청소년 버스 정기권 제도나 이와 유사한 제도를 도입해 시민들의 호응을 받는 도시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청주·전주·화성·진주·충남도 등이다. 청소년 이동권도 확보하고 탄소배출도 줄인다는 점에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이다.

지자체의 상황에 따라 무상으로 운영하는 경우도 있지만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춘천에서도 2012년 전국 최초로 등교급행버스(S버스)를 운영해 많은 호응을 받았지만, 비용 문제로 결국 2019년 폐지됐다.

이 사무총장은 “청소년 버스 정기권 도입은 할인을 통해 이용자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지속가능한 절충안이라고 생각해 제안서를 제출했다”면서 “춘천시가 교육과 대중교통에 관심을 쏟고 있는 만큼 청소년 버스 정기권 제도를 도입해 달라”고 부탁했다.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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