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솝우화는 고대 그리스의 노예였던 이솝(아이소포스)이 지은 이야기입니다. 짧지만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이야기들이지요.

지금부터 이솝우화 중에 〈여우와 신 포도〉를 들려줄 거예요. 그런데 그냥 읽기만 하면 별로 재미가 없겠지요? 여러분이 직접 이야기를 선택해 보면 어떨까요? 이어지는 세 이야기 중 하나를 골라보세요. 어떤 이야기가 진짜 이솝이 지은 이야기일까요? 또 어떤 이야기가 마음에 드나요? 혹시 여러분이 이야기를 직접 만든다면 어떤 이야기를 만들 건가요?

여우와 신 포도

어느 날, 여우 한 마리가 길을 가다가 높은 가지에 매달린 포도를 보았습니다.

“이거 운이 좋은 날이군. 정말 맛있어 보이는 포도야.”

탐스러운 포도송이를 보고 여우는 침을 꿀꺽 삼켰지요. 그리고 포도를 따기 위해 뛰어올랐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걸… 포도는 생각보다 높이 달려 있었어요. 앞발을 쭉 뻗어 보았지만 닫지 않았지요.

“하하하. 힘껏 뛰면 이 정도는 문제없지. 내 뜀뛰기 실력을 보여주겠다.”

여우는 있는 힘껏 뛰었습니다. 하지만 발톱이 살짝 포도송이에 닿을 뿐, 포도를 딸 수는 없었어요.

“아니, 방금 건 무효야. 제대로 도움닫기도 하지 않았거든. 이번에야말로 실력을 보여주지.”

여우는 다시 한번 힘껏 뛰어 보았어요. 하지만 여전히 포도에 앞발이 닿지 않았지요. 약이 오른 여우는 씩씩거리며 계속해서 뛰어 보았지만 모두 실패하고 말았어요.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요? 결국 여우는 힘이 빠져 조금도 뛰지 못할 지경이 되었어요. 아쉬운 표정으로 나뭇가지에 매달린 포도송이를 바라보며 입맛만 다실 뿐이었지요. 그리고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집으로 되돌아가며 중얼거렸어요.

여우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어떤 말을 중얼거리며 돌아갔을까요? 만약 여러분이 여우라면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요? 여러분이 직접 선택해 보세요. 

 

현실을 인정한다

여우는 처음에는 화가 났지만, 조금 생각해 보니 화낼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어떤 포도는 먹을 수 없다는 사실은 당연한 일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지요.

높은 곳에 매달린 포도를 발견할 때마다 화를 낸다면 얼마나 바보 같은 일이겠어.”

여우는 다시 기분이 좋아져서는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스스로를 속인다

여우는 자신의 실력으로는 도저히 포도를 먹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가 없었어요. 그건 너무나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거든요. 그래서 혼잣말을 중얼거리면서 자신을 설득하기 시작했어요. 이렇게 말이지요.

너의 뜀뛰기 실력이 모자란 건 절대 아니야. 솔직히 말해서 제대로 마음만 먹으면 저 정도는 충분히 딸 수 있지. 그런데 왜 안 먹냐고? 그건 말이지그건 말이야맞아! 저 포도는 먹어보나 마나 빛깔만 봐도 너무 시어서 도저히 먹을 수 없는 포도야. 못 먹는 게 아니라 안 먹는 거라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분하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군.”

여우는 맛있는 포도를 먹지 못한다는 사실이 억울했지만 뜀뛰기 실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다음날부터 매일 뜀뛰기를 연습하기 시작했지요. 그러자 다리 근육이 점점 강해지고 정말로 더 높이 뛸 수 있게 됐어요. 그래서 이듬해 같은 나무에 포도가 열렸을 때 맛있는 포도를 실컷 먹을 수 있었지요.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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