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 함께 읽기의 감동 속으로 풍덩

<춘사톡톡> 61번째 모임. (2023.8.8)
서정희 회원님의 독서노트 중에서.

 

춘천에서 책수다를 가장 잘 즐긴다는 우수 독서동아리 〈춘사톡톡〉을 카페 ‘설지’에서 만났다. 오늘은 마침 〈춘천 한 도시 한 책 읽기〉 선정 도서인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를 주제로 이야기꽃을 피우기로 했단다. 80대 회원이 셋이나 있어 깜짝 놀랐다. 40대부터 80대까지, 40년을 뛰어넘는 ‘평교(平交)’(나이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사귐 또는 나이를 뛰어넘는 선후배 사이의 우정을 뜻하기도 함)를 나누는 회원들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선배 회원의 농익은 말꽃들이 색채감 있고 감동적이었다. 

〈춘사톡톡〉은 2018년에 결성되어 한 달에 한 번 모임을 5년 4개월째 지속하고 있다. 회원 수는 평균 30명, 책수다에 절반 이상 출석하고 있다며, 동아리를 소개하는 회원들의 자부심이 대단했다. 나무에 얽힌 추억 이야기로 시작된 책수다는 2시간 가까이 진행되었다. 가슴에 남는 이야기가 너무나 많지만, 지면 관계로 짧게만 옮겨 본다. 

 김재현: 놀라운 것은 나무 하나하나 개별적인 묘사가 참 아름다웠다. 나무 하나가 사람 같아서 감복하였다.

 김화존: 나무는 철학자를 넘어서 성자다. 나로 살지만 우리로 살고 우리로 살지만 나로 산다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삶의 모습임을 보여준다.

 김남은: 최근에 50년 넘은 나무들을 베어낸다는 소식에 도시가 아니었으면 살았을 나무들이 사라져 가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이정열: 나는 어떤 나무와 닮았을까, 늘 한결같은 모습으로 믿음을 주며 동료를 맞이하며 천년을 내려오는 주목을 닮았으면 좋겠다. 

 안수정: 억지로 하는 공부가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는 공부를 해보라. 나이가 들어서도 즐겁게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해보고 싶다, 할 수 있겠다, 잊고 있었던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서정희: 우종영 저자님이 가까이 사는 친구였으면 좋겠다. 나무를 너무 아끼는 마음이 그 자체로 감동적이었다. 나무들의 믿음직스러움, 한 곳에서 변함없이 자기 삶을 받아들이면서 계속 역경을 헤쳐 나가는 범접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기운을 느꼈다.

 이원상: 50대에 무릎 수술하고서도 목발 짚고 지리산 종주를 하는 모습이 참 대단했다. 학력 없이도 수많은 자격증을 갖추고 나무 의사가 된 저자의 집념과 끈기와 노력에 큰 감동을 받았다.

 이효진: 공장 주변에 나무가 너무 많아서 치우는 게 고생이라서 나무에 대해 철학적으로 생각해 본 적이 많지는 않다. 끊임없이 나오는 생장력이 대단하다.

 박정아: 정상까지 가지 않는다는 산행의 특징에서 진솔하고 겸손한 마음을 느꼈다. 아이들이 학교 가는 길에 숲을 만나서 등교하면 좋겠다. 아이들이 자연을 느끼게 해줬으면 좋겠다.

 장혜선: 평소 나무를 관찰하며 가졌던 생각이 책에 나와 있어서 아, 그랬구나 확인하게 되어 좋았다. 나무들이 각각 자신의 방식을 터득하고 다양하게 개성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아름다웠고 감동적이었다. 

 유미정: 나무의 특성을 잘 모르고 나 무를 함부로 다루지 않았나 반성하게 되었고, 나무는 저마다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백리향처럼 아름다운 향기를 가진 사람으로 남기를 바란다.

 유청엽: 화천에 자작나무 300그루 남았다는 곳을 가보고 싶어졌다. 벚꽃이 상처가 그렇게 많은 상태에서 꽃을 피웠다는 자체가 아, 감동이었다. 자신을 상처 내면서 사람들에게 큰 기쁨을 주는구나, 나도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손용배: 등산하다가 과수원에서 한 가지만 남기고 가지치기한 나무들을 보면서 그동안 소홀하게 다루었던 나무들에 대해 마음이 쓰였다. 나무에 

대해 좀 더 애정을 가져봐야겠다. 

 유상열: 몽골로 식물도감을 위해 10년을 다니다가 그 일을 접고 다시 가슴으로 나무를 만나고 숲을 만나고 풀을 만나는 일로 다시 돌아온 일에서 깊은 울림이 있었다. 깊이 뿌리를 내리고 햇빛을 받아들이고 그늘을 만든 지극한 나무의 사랑, 그 지극한 마음이 느껴졌다. 

 사선덕: 손을 많이 탈수록 나무는 잘 크지 못한다는 말처럼 아이들이 선택하고 책임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게 필요하다. 근성을 갖추는 사람이 되고 싶다. 굳은 믿음으로 끝까지 노력하는 삶의 자세가 필요함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책이 너무 좋아서 10권 넘게 지인들에게 보내고 있다는 김화존 회원의 말씀에 더욱 큰 감동을 받으면서 〈춘사톡톡〉 책수다는 따뜻한 박수와 함께 마무리되었다.

김정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 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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