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희

춘천1호 여자축구단
‘FC챌린저’ 단장

춘천 1호 여자축구단 ‘FC챌린저’ 최경희 단장.
연습에 열중인 춘천 1호 여자축구단 ‘FC챌린저’ 선수들.

 

춘천 1호 여자축구단이 창단되었다. 지난 3월 12일,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직업의 여성들의 모여 ‘FC챌린저’라는 이름으로 여자축구단을 만들었다. 최경희 단장(50)을 만나 축구에 관한 얘기를 들어봤다. 

여자들로만 구성된 축구단을 만들 생각을 한 계기가 있을 거 같은데, 처음에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가요? 연령대도 직업군도 다양하다고 들었는데, 팀원들의 면면을 소개해 주시죠.

처음에는 당연히 한 명도 없었죠. 남들은 제가 축구단 단장이라니까 굉장한 축구광인 것으로 오해를 하는데요. 그렇지 않아요. 심지어 저는 단장의 역할만 할 뿐 선수로 뛰지도 않거든요. 그런데 아들이 초등학교 유소년 축구선수였어요. 거기서 학부모회장을 했는데 그것도 떠밀리다시피 한 거예요. 그러니 당연히 열정이 없죠. 그래서 여자축구단을 만들면 열정도 생기고, 그 힘으로 뒷바라지를 하면 나을 거 같아 시작한 일이었어요. 엄마들만큼은 국가대표 엄마처럼 뒷바라지하죠. 처음에는 학부모 여섯이서 시작해 지금은 30명 정도 됩니다. 처음에는 20대부터 40대였는데, 이제 50대인 분들도 있어요. 평균은 30대 후반 정도 될 겁니다. 하시는 일도 주부부터 선생님·연구원·공무원·사업가 등 다양해요. 

30명이면 실제 경기할 때 선수 선발하기가 어렵겠네요? 

그렇지 않아요. 30명이라고 해도 항상 다 나오시는 게 아니니까. 뛸 수 있는 선수는 15명 내외인데 모두가 번갈아 가면서 뛰니까 좀 더 보강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다양한 사람들의 집합이면 훈련이나 연습하러 모이기가 쉽지 않겠어요? 언제 어디서 연습하나요?

일주일에 두 번 모여 연습하고 있어요. 팀원들이 주부이거나 직장인이어서 시간이 자유롭지 못해요. 그래서 평일에는 수요일 저녁 6시부터 3시간, 일요일은 아침 9시부터 12시까지. 그러면 시간 내기가 좀 수월하니까요. 수요일은 거두리에 있는 강원FC 풋살 경기장에서, 일요일은 폴리텍대학교 운동장에서 해요. 한 번은 실내에서, 한 번은 운동장에서 실전처럼 뛰는 거죠. 이런 공간을 후원해 연습할 수 있게 해줘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후원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체육회 이강균 회장님도 유일한 여자 구단이어서인지 많이 도와주세요. 창단 때도 유니폼 등 물품 지원을 해주는 등 후원해 주시는 분이 많아 이루 헤아릴 수 없네요.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려요. 

그래도 축구단이면 그저 좋아서 모이는 동호회와는 다르잖아요. 요즘 TV에서 유행하는 여자 연예인들이 경기하는 <골때녀>라는 프로그램은 축구라기보다는 풋살이던데, FC챌린저는 축구팀인 거죠? 감독도, 코치도 있어야 하고 실제 창단하고 나니, 할 게 많죠? 

저희도 기본적으로 동호회이긴 해요. 그런데 그렇게 운영하면 유지가 안 되고 없어지더라고요. 우리보다 규모가 작은 지자체에도 있는데 춘천엔 여자축구단이 없는 거예요. 그리고 다른 종목은 여자팀이 있는데 축구는 없는 거예요. 그래서 이 팀을 발전시켜 춘천을 여자축구의 메카로 만들어보고 싶었죠. 축구는 축구 외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니까요. 저희는 선수 11명이 구장 규격대로 전·후반 다 지키면서 실제로 경기하는 진짜 축구를 하는 팀입니다. 물론 TV의 영향으로 축구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이 늘어나긴 한 것 같아요. 이철희 감독님은 운동경력이 꽤 긴 분이고요, 코치도 임유철·김민석 두 분이나 계시죠. 김민석 코치는 선수 출신입니다. 모두 100% 재능기부로 도와주시죠. 처음에는 아주 기초적인 걸 연습했는데, 코치진이 갖춰져 패스나 슈팅 등 좀 체계적으로 하려고 합니다. 

근데 팀을 만들었으면, 연습과 훈련도 해야 하지만 그래도 경기를 해야겠죠? 실제 게임도 하시죠?

지난 5월 21일 춘천 폴리텍대학교 운동장에서 남춘천FC 60대 남성 선수들과 친선교류전 및 제1회 자체 친선대회를 열었어요. 경기 결과는 3대3으로 비겼는데, 좀 봐주신 게 아닌가 해요. 하지만 신생 여성팀인데도 지치지 않고 전·후반을 소화하며 넘 잘하셔서 가능성을 봤죠. 상대 팀에서도 좀 지나면 무서운 팀이 될 거라 격려해 주셨죠. 다음 달에는 청주의 ‘청마’라는 팀과 친선 경기가 있습니다. 여기도 남성 팀이죠. 하지만 내년쯤 되면 여자팀이 좀 더 생겨 네 팀만 되어도, 대회도 만들도 리그전도 펼치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들어오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많을 거 같네요. 자격이나 조건이 있나요?  

이 기회를 통해 광고하자면 문의는 단장 최경희(010-9314-8767)나 사무장 손서인(010-5840-9698)에게 하시면 됩니다. 후원계좌는 문의하시면 바로 알려 드리겠습니다.

창단은 3월에 했지만, 작년 12월부터 준비해 1월에 정관도 만들었어요. 입회비 5만 원이고요. 월회비 2만 원입니다. 춘천시민이면 체력 되는 여성분들은 누구나 가능해요. 개인적인 욕심은 내년부터는 경기를 해야 하니까 선수 출신도 좀 오시면 좋겠네요. 지금 골키퍼는 선수 출신인데 웬만한 필드보다 더 잘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문은 열려 있으니 축구를 하고 싶은 분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최경희 단장과의 인터뷰는 그가 운영하는 가게에서 진행됐다. 인터뷰 말미에 단골인 듯한 여자 손님이 들어서자 다가가 축구를 해보지 않겠냐는 말부터 건넨다. 자기는 축구광이 아니라지만, 누구나 좋아하는 손흥민 선수를 좋아한다고 겸손하게 말하는 뼛속부터 축구광인 듯하다. 다음에는 선수들이 연습하는 필드에, 아니 경기장에서 그들 모두를 만나보고 싶어졌다.

김진석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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