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지난달 30일 첫 공론장 열어
서울 ‘사람과공간’·목포 ‘건맥1897협동조합’ 등 대표적

춘천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마련한 ‘사회적경제, 사회적부동산’ 교육.

 

‘시민자산화’가 공동체 붕괴와 주거난, 젠트리피케이션 등 급속한 도시 개발에 따른 부작용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춘천에서도 이와 관련한 움직임이 시작됐다.

지난달 30일 춘천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커먼즈필드춘천 컨퍼런스 홀에서 ‘사회적경제, 사회적부동산’ 교육을 열었다. 시민자산화는 지역민이 십시일반으로 힘을 모아 토지와 건물 등 지역 사회의 자산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사용하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이익이 지역 사회 전반에 흘러가도록 하는 대안적인 소유방식이다. 기존의 부동산 개발 소유의 방식과 달리 다수의 지역 주체들이 공동으로 확보하고 관리하는 동네 빵집·카페·공동 주택 등 사회적부동산이 국내외에서 늘고 있다.

이날 교육에는 사회적경제조직 관계자 다수가 참석하여 춘천에서 사회적 부동산 필요성에 대한 견해를 나누고 그와 관련한 사회적기업 간의 네트워크를 시작하는 출발점이 됐다. 사회적협동조합 ‘사람과 공간’의 나상윤 이사장이 ‘시민자산화로 로컬의 공동체 공간 만들기’를, 전은호 제물포역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센터장이 ‘시민자산화의 개념과 목적’ 등을 주제로 강의했다.

‘사람과 공간’은 공동체 공간 자산화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비영리 특수목적법인이다. 젠트리피케이션으로 고민하던 서울의 시민단체와 협동조합들이 안정적인 활동공간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2016년부터 대안을 모색했다. 오랜 논의 끝에 공동소유의 건물을 마련하기로 결의하고 공동소유의 법적 주체로 비영리법인인 사회적협동조합을 선택했다. 2020년 5월 5일 개최된 사회적협동조합 ‘사람과 공간’ 창립총회에는 강서아이쿱소비생활협동조합, 강서양천민중의집, 빵과그림책협동조합, 평등사회노동교육원 등 4개의 법인조합원이 참여했다. 이후 강서나눔돌봄센터, 달그락에코랩협동조합, 동네부엌좋은날협동조합 등 3개의 법인조합원이 추가로 가입해서 현재는 7개로 늘었다. 법인조합원들의 출자와 정책자금 대출 등으로 마련한 매입자금으로 2021년 4월 말에 빌딩 매입계약을 체결했으며 3개월간의 리모델링 공사를 거쳐 12월부터 7개 법인조합원이 공동소유 건물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다. 7개의 법인조합원이 쫓겨나거나 임대료 폭등의 걱정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단체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공간을 매개로 구성원 간의 협업은 물론 지역 문화예술인·협동조합·시민단체·주민들과 관계망을 확장하면서 지역 시민사회의 거점 공간으로 자리를 잡았다.

지역자산화로 지역경제 활성화의 성공모델이 된 사례는 ‘건맥1897협동조합’이 있다. 건맥1897협동조합은 지난 2020년 목포 만호동 건해산물 거리에서 상인과 주민 100여 명이 공동출자하여 건해산물 거리에 있는 빈 창고를 공동 소유하며 전국 최초의 마을펍인 ‘1897건맥펍’과 ‘건맥스테이’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해외에는 영국 리버풀 안필드의 홈베이크드 베이커리와 영국 랭커셔주 프레스턴 시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한편 춘천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다음 교육에서는 지역 부동산 전문가를 초청하여 춘천 부동산 시장과 지역자산화 가능성을 모색하는 시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시민자산화에 대한 필요조사와 사회적기업의 네트워킹 과정도 진행할 계획이다.

박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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