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부터 내려오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앗! 그런데 이야기를 듣다 보니 한자까지 알게 됐다고요? 일거양득(一擧兩得)! 읽지 않을 수가 없겠죠?

 

 

 

刻: 새길 각

刻자는 ‘새기다’나 ‘벗기다’, ‘깎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刻자는 亥(돼지 해)자와 刀(칼 도)자가 결합한 모습으로 돼지를 잡아서 나눈다는 의미입니다.

舟: 배 주

舟자는 조그만 배를 그린 것입니다. 작은 배에 앞뒤로 사람이 한 명씩 타고 있는 모습이라고 상상하고 보면 정말 배처럼 보이지요?

求: 구할 구

求자는 현재 水(물 수)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으나 ‘물’과는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원래 求자는 보면 衣(옷 의)자에 여러 개의 획이 그려져 있었는데 이것은 털 가죽옷을 표현한 것입니다. 즉, 求자는 옛날 사람들이 추운 겨울을 이겨내기 위해 열심히 구했던 ‘털 가죽옷’에서 유래했지요.

劍: 칼 검

검은 칼 중에서도 양쪽에 날이 있는 칼을 의미합니다. 僉(다 첨)자와 刀(칼 도)자가 결합한 모습이지요. 僉(다 첨)자는 많은 사람이 밖에 나와 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모두 다’라는 뜻을 갖고 있답니다. 그러니 劍자는 모두 다 날이 있는 칼이라는 의미가 된답니다.

성어에 얽힌 옛이야기

옛날 초나라에 살던 사람이 있었어요. 어느 날 초나라 사람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너야 했습니다. 강 건너에 볼일이 있었던 거지요. 예전에는 지금처럼 커다란 다리가 없었기 때문에 강을 건너려면 배를 탈 수밖에 없었어요.

초나라 사람은 배에 타서는 강 옆으로 펼쳐진 경치를 구경했습니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푸르른 숲이 감동적이었지요. 또 강에는 엄청나게 커다란 물고기들도 유유히 헤엄을 치고 있었습니다. 손을 뻗으면 물고기를 잡을 수 있을 것처럼 가까이 있었지요.

호기심이 많았던 초나라 사람은 정말로 손을 뻗어 물고기를 만져보려고 했습니다. 손가락이 수면에 닿을 듯 말 듯 묘한 재미가 느껴졌지요.

그때였어요. “첨벙”하는 소리와 함께 초나라 사람이 차고 있던 칼이 강에 풍덩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초나라 사람이 빠뜨린 칼은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귀중한 칼이었습니다. 보석이 박힌 보검이었지요.

“이보시오! 배를 좀 멈춰 주시오. 가보인 검을 강에 빠뜨렸구려! 멈춰보시오!”

초나라 사람은 사색이 돼 소리를 질러 봤지만, 바람 소리 때문에 뱃사공의 귀에 잘 들리지도 않았습니다. 게다가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해도 배를 갑자기 멈출 방법도 없었지요.

초나라 사람은 눈물을 터뜨릴 뻔했지만, 갑자기 좋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래, 어디에 빠뜨렸는지 표시해 두고 배가 멈추면 찾으면 되겠군!’

초나라 사람은 자신이 칼을 떨어뜨릴 때 서 있던 난간 부분에 정확히 표시를 했습니다.

이윽고 배가 목적기에 도착해 멈춰서자 초나라 사람은 부리나케 배에서 내려서는 표시된 난간 아래를 샅샅이 흩으면서 칼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찾을 수는 없었지요. 왜냐하면 칼을 떨어뜨린 곳은 이미 한참이나 지나왔기 때문이에요.

고사성어의 의미

배에 표시한 뒤에 칼을 찾는다는 의미로 매우 어리석은 사람을 의미합니다. 특히 시대가 변했지만 고집스럽게 옛날 것만을 고집하는 융통성 없는 사람을 빗대어 사용합니다.

출전: 《여씨춘추》 -진나라의 재상이자 상인이었던 여불위가 3천여 명의 이야기를 모아 편찬한 책.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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