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쿠지로의 여름〉의 한 장면.

 

어린이 여러분 여름방학이 지나고 다시 시작된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나요? 힘들어요? 재미없어요? 하하. 그럼 철부지 어른과 외톨이 꼬마의 성장 이야기가 담긴 〈기쿠지로의 여름〉을 보면서 잠시 여름방학의 추억에 잠겨보아요. 

9살 초등학생 ‘마사오’는 여름방학이 시작됐어도 전혀 즐겁지 않아요. 할머니는 매일 일을 나가시느라 바쁘고 친구들은 가족들과 함께 바다와 시골로 여행을 가서 혼자 놀아야 해요. 그러던 어느 날 마사오는 먼 곳에 돈을 벌러 간 엄마의 주소를 발견하고는 그림 일기장과 방학 숙제를 배낭에 넣고 무작정 집을 나섭니다. 왕복 600km나 되는 아주 먼 길을 말이에요.

다행히 이웃의 친절한 아줌마가 마사오를 발견하고는 걱정이 된 나머지 직업도 없이 빈둥대며 사는 건달 출신 남편 기쿠지로에게 마사오와 함께 다녀오라고 ‘특명’을 내립니다. 하지만 아줌마가 바라는 대로 될 리가 없죠. 철부지 아저씨 기쿠지로는 여행 시작부터 엉뚱한 사건·사고를 일으키더니 돈도 다 써버리고 길고 긴 시골길을 터벅터벅 걸어갑니다. 하지만 어느새 두 사람은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고. 기쿠지로는 마사오를 즐겁게 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또 엉뚱한 방랑 시인과 착한 폭주족 청년들을 만나 생애 최고의 유쾌한 시간을 보냅니다. 과연 마사오와 기쿠지로는 엄마를 만나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요?

박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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