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작은음악동아리’ 회장 이동준 군

직접 만든 회원 모집 안내문을 들어보이는 동아리 회장, 이동준 어린이.

 

그림책도 읽고 악기도 배우는 음악동아리가 있다고 해서 찾아보았다. 바로 ‘담작은 음악동아리’. 놀라운 것은 동아리를 만든 사람이 초등 5학년 이동준 군이었다. 게다가 처음부터 끝까지 스스로 기획하고 운영하고 마무리로 연주회까지 열었다고 하니, 그 용기와 활동력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도서관에서 친구들과 연주 모임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직접 손으로 써서 안내문을 붙었더니 그걸 보고 10명 넘게 와서 3일 만에 창을 닫았어요. 우쿨렐레와 칼림바 연주가 가능한 초등 3~5학년 친구 여섯 명이 모였어요. 4월부터 6월까지 2주마다 연습했어요. 연주 활동에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책들도 함께 읽었고요. 《안녕 리틀 뮤지션》은 여러 사람이 악기를 연주하게 된 계기와 악기를 왜 좋아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고, 《여름이 온다》는 여름 물놀이가 악기 연주와 비슷하다고 한 게 인상 깊었어요. 《천 개의 바람 천 개의 첼로》는 천 명의 사람이 지휘자 한 명에 의지해서 하나가 되어 공연하는 감동적인 이야기가 들어 있어요.” 

독서 활동을 소개하는 동준 군의 눈빛은 반짝반짝, 목소리는 또박또박, 얼굴에는 흐뭇한 미소가 가득했다. 겨우 다섯 번 모이고 연주회를 한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했더니 실수도 있었지만, 긴장감 넘치는 연주회 속에서 깊은 우정을 느꼈다고 한다. 

“연주 경험이 없는 친구들이 많아 몇 번 연습으로 발표할 수 있을까 고민이 정말 많았어요. 박자도 안 맞고 음표도 몰랐는데…. 근데 여러 번 같이 하다 보니까 연주가 되더라고요. 6월에는 음악동아리 발표회를 하고, 8월 3일 ‘2023 텐스푼 음악 축제’에 초대되어 공연을 했어요. 6월 공연은 처음이라 긴장도 많이 했었는데, 8월 공연은 실수 없이 더 잘했던 것 같아요. 제가 인사말에 힘들어하는 친구들도 있었는데 끝까지 연습해서 같이 공연하게 되어 너무 고맙다고 했어요. 그때가 감동적이었어요.”

동아리 활동 중 가장 뿌듯했던 순간을 물었다. 

“조금 걱정되었던 친구가 있었는데, 세 번째 모임에서 막상 시작하니까 합주가 너무 잘 맞아 너무 좋은 연주였어요. 고물 덩어린 줄 알았는데 보물이었던 것처럼요! 전에는 음악에 흥미는 있었지만 듣기만 하고 자세히 들여다볼 기회가 없었는데, 동아리를 하고 나서는 음악에 대한 흥미가 더 생겼고, 악기를 더 소중하게 잘 다루는 마음이 생겼어요. 음악이라는 게 이렇게 넓은지 몰랐어요.”

 

꼼꼼하게 손글씨로 정리한 동아리 활동지를 보여주며 한 번 더 싱긋 웃어주었다. 어릴 때부터 자주 다녀서 지금은 가장 애정하는 공간이 된 ‘담작은도서관’. 이처럼 좋은 공간이 있어서 친구들을 만나 의미 있는 활동을 할 수 있었다며 도서관 자랑도 곁들였다. 

동준 어머니의 말처럼 도서관이 어린이들의 성장판이 되어 주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더 많은 춘천의 어린이 시민들이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도서관을 즐기고 그 속에서 다양한 경험들이 이어지기를. 이들이 가치 있는 성장을 이루어 가도록 춘천의 어른 시민들이 더욱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정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 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