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공공후견인 활동…“누구나 장애인 될 수 있어”
‘아름다운 이야기 할머니’ 활동 기대감에 설렘 가득

 

호반보호작업센터에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니 지적장애인들이 의자 바퀴와 화분 받침대를 열심히 조립하고 있었다. 장애인들 사이로 머리가 하얀 멋쟁이 김정림(65) 씨가 눈에 띄었다. 복지관과 ‘노인 위로의 집’ 등을 위로 방문하다가 이곳에 온 지 8개월.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띠고 청춘 같은 열정으로 봉사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그는 어떻게 발달장애인들 속에서 자원봉사를 하게 됐을까? 그는 1년 전 장애인 활동을 보조하는 시누이를 통해 사단법인 한국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가 주관하는 발달장애인 ‘공공후견인’ 교육을 알게 됐다. 그후 장애인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돕기 위해 방문했다가 일을 시작하게 된 것.

발달장애인 공공후견제도는 의사결정 능력에 어려움이 있는 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 안에서 스스로 자립해 살아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법원으로부터 발달장애인과 관련된 특정한 사무의 처리나 재산관리, 신상보호 등의 업무를 지원하는 후견인을 선임해주는 제도다.

그는 활동을 통해 돌보아야 할 사람이 바로 함께 가야 할 사람이란 것을 느꼈고, 편견이나 선입견이 많이 사라졌다고 했다.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함께 어우러져 소통하는 마음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

그는 현재 자원봉사를 하면서 또 다른 교육을 받고 있다. 몇 개월 후면 활동하게 될 ‘아름다운 이야기 할머니’에 벌써 마음이 설렌다. 문체부가 후원하고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운영하는 ‘아름다운 이야기 할머니’ 사업은 소정의 교육을 마친 여성 어르신들이 유아교육기관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아이들에게 옛이야기와 선현들의 미담을 들려주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아이들의 인성이 반듯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돕고, 나아가 우리 사회의 세대 간 소통을 넓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한국적인 것’을 자주 접하고 느낀다면 우리의 전통문화가 미래세대로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다. 이 사업은 한편으로 고령화 사회에서 노년의 여성들에게 자원봉사와 결합한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노년의 행복지수를 높인다는 측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희망자는 서류와 면접에서 합격하면 월 1회 교육을 받은 후 유아기관이나 유치원에 파견을 나간다. 57세부터 75세에 속하면 도전할 수 있다.

“서 있는 자리마다 주인공이 되자”라는 게 김 씨의 좌우명이다. 앞 세대의 경험이 뒷세대의 삶을 인도하는 나침반이 되고 삶의 주인공이 되려면 성실과 끈기가 중요하다.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기 위해 무슨 일이든 설레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의미 있게 살려고 노력한다는 그는 멋진 시니어의 표상이다.

길해경 시민기자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