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시립도서관에서 김은영·우종영 작가와 대화
6월 8일, ‘한도시한책’ 선포식 이후 두 번째 만남

시민들에게 사인을 해 주는 우종영·김은영 작가.

 

지난 17일 춘천시립도서관에서 2023 춘천시 ‘한도시한책’으로 선정된 《나는 나무에 인생을 배웠다》와 《소리를 보는 소년》의 우종영·김은영 작가와 만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6월 8일의 선포식 이후 두 번째였다.

시민들로 붐비는 시청각실에 어린이들도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강연에 열중했다. 우종영 작가는 나무 의사로서 다양한 경험 속에서 얻은 겸손하고 따뜻한 인생 철학을, 김은영 작가는 역사적 사실에 문학적 상상력을 얹어 장애를 이해하고 편견을 바로잡는 지혜로움을 이야기했다. 전부 기록해도 아쉬울 정도로 좋은 말들이 많았다.

“아이 키우는 일이 나무 기르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우종영 작가는 중국 당나라 시절에 있었던 ‘곽타타’라는 사람의 일화를 들었다. ‘타타’는 낙타라는 뜻으로 등에 꼽추가 두 개 있고 못생겨서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 사람만이 가진 재주가 있었으니 그의 손이 닿는 식물은 모두 잘 자라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어떻게 그렇게 나무를 잘 키우느냐고 묻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아닙니다. 저는 나무를 잘 키우는 사람이 아니고 나무도 잘 모릅니다. 단지 나무의 본성에 따를 뿐입니다. 나무를 바르게 심고 뒤돌아보지 않습니다. 간섭하지 않습니다.”

우종영 작가는 “어른들 뜻대로 간섭하려 들지 말고 아이가 본성대로 살아가는 것을 뒤에서 바라봐 주는 게 아이들을 행복하고 훌륭하게 키우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시력을 잃었지만 노력해서 독경사가 된 장만이의 이야기를 쓴 김은영 작가는 “어떻게든 살아남아 자기보다 힘든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는 가치 있는 삶을 살았던 그들의 삶이 어느 부분 우리와 닮았고, 그래서 우리가 그들을 응원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우리가 그 안에서 같이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작가 강연보다 시민들의 질문으로 채워진 시간이 더 많았을 정도로 뜨겁고 진지한 만남이었다. 두 작가의 진솔함과 진심에 감동한 시민들이 줄 서서 사인받는 모습도 정겨웠다. 자연으로부터 인생을 배우고 역사로부터 편견 깨치기를 배우면서 우리 삶을 되돌아보기에 충분했던 시간이었다. 

“눈으로만 어떻게 세상을 보느냐? 보지 못하는 세상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어쩌면 세상을 더 잘 이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조금씩 다른 아이들, 조금씩 다른 어른들,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 모두 크고 작은 장애들을 가지고 있는데, 뒤집으면 결국 모두가 정상이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두 작가의 공통된 말을 끝으로 두 권의 책이 주는 울림을 다시 한번 새기면서, 아직 두 책을 읽지 않은 시민들이 꼭 함께 읽어보기를 권해 본다.

김정민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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