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끝나지 않은
진통처럼
남아있는 잔설을 뚫고
여리디 여린
꽃대 하나
세상에 태어났다.
겨울은 아직 남았는데
아기 숨소리같이 보드라운
솜털속의 꽃망울
얼어 꺾일라
자꾸만 돌아보며 산길을 내려온다.
아가!
힘 내거라
낙엽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놀라지 말고
햇볕,
곧 길어질 터이니
솜털에 감춘 얼굴
부디
환하게 웃어다오.

 

 

김예진 (자수공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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