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부터 내려오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앗! 그런데 이야기를 듣다 보니 한자까지 알게 됐다고요? 일거양득(一擧兩得)! 읽지 않을 수가 없겠죠?

顧: 돌아볼 고

顧자는 ‘(지난날을) 돌아보다’나 ‘방문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顧자는 雇(품을 팔 고)자와 頁(머리 혈)자가 결합한 모습이지요. 雇자는 다시 戶(지게 호)자와 隹(새 추)자로 나눌 수 있는데 봄이 되어 제비가 날아드는 모습을 그린 것입니다. 제비가 찾아오면 농사일이 시작되고 일손이 필요해 품을 팔 수 있게 되지요. 顧자는 제비가 다시 방문하듯이 사람이나 생각을 다시 돌아본다는 의미입니다.

曲: 굽을 곡

曲자는 ‘굽다’나 ‘바르지 않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갑골문에 나온 曲자를 보면 L자 모양에 눈금이 그려져 있었어요. 이것은 길이를 측정하는 구부러진 ‘자’를 그린 것이지요. 그런데 曲자는 가락·노래라는 뜻도 있어요. 노래는 소리가 굽이굽이 굽어져야 만들어지니까요.

周: 두루 주

周자는 ‘두루’나 ‘골고루’, ‘둘레’라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周자는 논밭을 그린 상형문자지요. 周자의 갑골문을 보면 田(밭 전)자의 네모 속에다가 점을 찍어놓은 모습이 그려져 있어요. 즉 周자는 밭의 둘레를 표현한 것이랍니다.

郞: 사내 랑

郞자는 ‘사내’나 ‘남편’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郞자는 良(어질 량)자와 邑(고을 읍)자가 결합한 모습이지요. 良자는 황제가 거주하던 궁궐의 복도를 그린 것으로 ‘좋다’나 ‘어질다’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이렇게 ‘좋다’나 ‘어질다’라는 뜻을 가진 良자에 邑자가 결합한 郞자는 ‘좋은 고을’이라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그런데 한위(韓魏)시기부터는 郞자가 ‘사내’나 ‘남편’이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면서 지금은 젊은 남자를 일컫는 말이 되었답니다.

성어에 얽힌 옛이야기

중국의 삼국 시대 오나라의 도독인 주유는 똑똑하고 군사를 부리는 기술이 뛰어났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음악을 듣고 이해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났다고 해요.

주유는 술을 잔뜩 먹고 취한 상태에서도 음악을 듣다가 연주자가 연주를 틀리게 하면 귀신같이 알아차리고 말없이 연주자를 바라보았다고 하지요. 그래서 당시 오나라에서는 ‘곡조에 실수가 있으면 주랑(주유)이 돌아본다’라는 의미의 ‘곡유오 주랑고(曲有誤, 周郞顧)’라는 민요까지 퍼질 정도였다고 합니다. 지금의 표현으로 하자면 주유는 절대음감이었던 셈이지요.

여기에서 유래하여 음악을 감상하는 것을 ‘고곡’이라 부르게 되었고, ‘고곡주랑’은 음악에 조예가 깊은 사람을 비유하는 말로 사용되게 되었습니다.

고사성어의 의미

음악에 대해 해박한 사람을 일컫는 말.

출전: 《삼국지》 〈오지·주유전〉.

홍석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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