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칠전동 마을축제 ‘2023 칠전동이 좋다’

칠전동 신남초 앞 마을축제 ‘2023 칠전동이 좋다’ 행사장 전경.
칠전동 신남초 앞 마을축제 ‘2023 칠전동이 좋다’ 행사장 전경.
캠페인과 체험활동을 운영 중인 나비소셜컴퍼니 행사 부스와 참여자 모습.
캠페인과 체험활동을 운영 중인 나비소셜컴퍼니 행사 부스와 참여자 모습.

가을하늘이 한층 깊어진 지난 9월 22일 금요일에 칠전동에서 마을축제가 열렸다. 칠전동 ‘마을공동체 드름지기’와 ‘2023년 지역과 함께하는 더나은교육지구 학습공동체사업’을 진행 중인 ‘칠전동 마을돌봄교육공동체’ 사업팀이 주관해 마련한 행사였다.

이날 행사는 신남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렸다. 학교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오후부터 운동장에서 준비를 마친 동네 식구들을 만나는 특별한 자리였다. 신남초 학부모회가 준비한 나눔장터에서는 아이들이 직접 들고나온 다양한 돗자리가 하나둘 자리했다. 축제에서 빠질 수 없는 떡볶이와 어묵은 엄마들의 손맛으로 인기를 더했다. 칠전동 골목마다 자리한 동네 공방들도 저마다 부스를 통해 주민과 아이들을 만났다. ‘예쁜손공예스쿨’과 칠전동 ‘종이접기공방’의 만들기 체험, 초하공방의 캘리크래피, 나비소셜컴퍼니의 반려식물 만들기 체험 부스가 참여했다. 저녁 시간에는 ‘아디오스매직의 마술쇼’와 베리어프리 영화 ‘별의 정원’이 한국영상자료원의 후원으로 진행됐다.

칠전동에서는 그동안 꾸준히 자원순환 캠페인 활동을 진행해 왔는데, 이번 행사에서도 페트병 뚜껑 모아오기 미션을 달성한 참여자에게 샴푸바를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샴푸바 교환에 도전한 나비소셜컴퍼니 중증장애인 근로자들은 미리 가정에서 20개의 병뚜껑을 각자 열심히 모아 준비해오기도 했다.

칠전동은 시내로부터 떨어진 위치에 있기도 하지만, 작은 마을 안에 공동체를 중심으로 한 관계망이 오랫동안 역할을 해오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과 학교는 ‘드름지기’라는 공동체 활동을 통해 함께 마을에 필요한 봉사와 커뮤니티 활동을 협력적으로 해왔다.

사회적기업인 나비소셜컴퍼니와는 발달장애 청소년과 성인들이 칠전동 마을 안에 있는 여러 공방과 사회적협동조합 ‘다행이다’ 등과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연결돼 있다. 일상에서 아는 사람이 있고 함께한 경험들이 있다는 것이 이날 함께 모인 자리에서도 발달장애인들에게는 한층 반갑고 신나는 축제가 될 수 있었던 숨은 이유가 되었을 것이다.

공익캠페인 활동을 하는 나비소셜컴퍼니의 중증장애인 근로자들은 이날도 행사 부스를 꾸며 그동안 작업해 온 ‘UN장애인권리협약’을 알리고 칠전동 주민들과 ‘반려식물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재활용이 가능한 유리병과 플라스틱병을 꾸미고, 수경식물과 함께 키울 수 있는 작은 물고기까지 선물하는 ‘나만의 아쿠아포닉스’를 만들어 가는 재미를 선사했다. 학생들과 주민들의 관심에 행사 부스가 북적였다. 장애인 근로자들은 준비해온 전시물과 체험활동에 호응이 높아 한층 뿌듯함을 느꼈다고 한다.

중증장애인 공익캠페인 활동가들의 장애인식 개선을 위한 다양한 캠페인 전시 작품.
중증장애인 공익캠페인 활동가들의 장애인식 개선을 위한 다양한 캠페인 전시 작품.

행사를 준비한 ‘드름지기’ 관계자는 축제 참가자들이 장애인들의 정성이 깃든 부스를 보고 무척이나 감사해하더라는 이야기를 전했다. 장애가 심한 중증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며 살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편견 없는 이웃들이 함께 살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어떤 이웃과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관점에서 ‘어떤 이웃’이 될 것인가를 생각해보게 하는 기분 좋은 가을날의 한마당이었다. 학교와 마을과 사람들의 어우러짐이 있는 시간이 지역 곳곳에서 일상처럼 만날 수 있기를 고대한다.

김윤정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 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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