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책방 ‘바라타리아’ 독서모임

소양동에 있는 동네서점 바라타리아에서 진행하는 독서모임에 다녀왔다. 대개 독립서점 또는 북카페라 부르지만, 바라타리아 대표는 ‘동네서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말 그대로 동네서점으로 자립하고 싶은 꿈이 가득한 공간이었다. 오전 시간에 모인 사람들은 다 주부였다. 오롯이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모임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바라타리아는 퇴직 후 평소 꿈꿔왔던 삶을 실현하기 위해 직접 만든 공간이다. 지속가능성과 공생을 위해 독서모임을 시작하게 됐다. 현재는 주 3회 각기 다른 날짜에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책은 참여자들이 추천한 도서를 위주로 선정하고 있고, 저자를 섭외할 수 있으면 북토크도 진행한다. 이번 모임의 주제 도서인 브라이언 그린의 《엔드 오브 타임》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에선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한 힘을 느낄 수 있었다.

20년 가까이 독서모임에 참여하고 있다는 김정숙 씨은 “책을 통해 무한대의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동네서점이 활성화되어 책을 읽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책을 읽으면서 지식에 대한 욕구를 충족한다”는 김서현 씨는 독서모임의 장점으로 ‘완독玩讀’을 꼽았다. 함께 읽고 나누면서 더욱 깊게 책을 이해하게 된다는 것. 현유진 씨는 “독서모임을 통해 잃어버렸던 열정을 다시 찾았다”고 말했다.

독서모임은 때론 삶의 공허함을 채워주기도 한다. 주부의 삶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좋은 점이라고 모두가 입을 모은다. 책 한 권을 여러 명의 시선으로 나누면 여러 사람의 풍부한 경험을 공유할 수 있어 즐겁다. 매장이 예뻐서 온 사람도 있고 아는 사람의 소개로 참여한 사람도 있다. 오전 독서모임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주부다.

이들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동네서점과 독서모임 활성화를 강조했다. 모임을 주최한 바라타리아 장남운 대표도 같은 생각이다. 때로는 어려울 수도 있지만, 품위 있는 지적 모험을 즐기는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책방 바라타리아의 문을 열었고, 그런 기회를 함께 나누기 위해 꾸준히 독서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책을 읽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는 시대에 지적 허영심을 마음껏 채울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이다. 대형서점들이 문을 닫고 책의 판매량은 계속 줄어들고 있는 지금 어쩌면 독서모임은 동네서점의 명맥을 이어가는 또 다른 방법이리라. 매주 3회 모임을 진행하며 해설사 수준으로 공부하는 장남운 대표의 꿈처럼 동네책방이 사랑방으로 거듭나 더욱 뜨거워지길 기대한다.

신요섭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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