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때때로 중요하지만 결정하기가 애매할 경우 동전을 던져 운에 맡기는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가령 1903년 비행기를 발명한 라이트 형제는 세계 최초의 비행기에 누가 먼저 탈지를 동전 던지기로 결정했지요. 최근에도 이런 일은 있었습니다. 2013년 필리핀도 지방선거 때 후보자들의 득표수가 동일하자 동전 던지기를 통해 당선자를 결정했고, 2022년 미국에서도 중간선거에서도 똑같은 방법으로 당선자를 정했습니다.

이렇게 동전 던지기를 이용해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것에는 동전의 앞면과 뒷면이 나올 확률이 정확이 반반이라는 믿음이 깔려 있기 때문인데요, 놀랍게도 최근 이 믿음을 깨버리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처음 동전을 던질 때 위를 향한 면이 나올 확률이 50.8%로 0.8% 더 높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입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 주도 유럽 대학 공동연구팀은 동전 던지기의 공정성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35만 번 이상 동전을 던지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자 48명에게 46개국의 각기 다른 모양의 동전을 던지도록 하고 과정과 결과는 기록했지요. 분석 결과, 던질 때와 같은 면으로 떨어진 게 35만 757번 중 17만 8천78번으로, 절반보다 조금 많았습니다. 확률로 따지면 50.8% 정도에요. 다만, 던진 사람마다 확률에 약간의 차이가 있었는데, 사람에 따라 동전을 던지는 속도와 동전 축 회전 각도가 달랐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논문 사전 공유집 ‘아카이브(arXiv)’에 최근 발표됐어요.

사실 2007년 이미 이 실험의 결과를 예측한 학자가 있었습니다. 미국 스탠퍼드대 수리통계학과 퍼시 디아코니스(Persi Diaconis) 교수는 동전을 위로 던지면 회전축이 흔들리는 세차운동 때문에 처음 위를 향한 면이 더 오랫동안 공중에 머물게 돼 확률이 조금 더 클 것이라고 주장했지요. 그리고 같은 면으로 떨어질 확률이 약 51% 정도일 것이라고 예언했습니다. 이번 유럽 공동 연구팀의 실험은 디아코니스 교수의 이론을 증명한 셈이 됐지요.

그러니까 혹시 여러분도 친구들과 동전 던지기를 하게 된다면 던지기 전에 어떤 면이 위를 향하고 있는지 살펴보면 좋겠지요?

홍석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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