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읽어 주는 동내초 ‘꿈빛나무’

동내초 책 읽어 주는 모임 ‘꿈빛나무’ 학부모‧교사 회원들.
동내초 책 읽어 주는 모임 ‘꿈빛나무’ 학부모‧교사 회원들.

동내초에는 학부모와 교사로 구성된 특별한 모임이 있다. ‘2023 꿈빛나무’라는 이름으로 학부모들과 교사 2명이 뭉쳤다. 이들은 매주 수요일 아침 동내초 도서관에서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 준다. 누구에게나 바쁜 아침 시간이지만, 아이들에게 읽어보고 좋았던 책이나 교사들이 추천한 책을 읽어 주기 위해 기꺼이 귀한 시간을 봉사하기로 했다. 미처 읽어보지 못한 추천도서는 아이들뿐 아니라 학부모들에게도 새로운 시선과 생각을 선물하기도 한다.

이들은 아이들에게 좋은 그림책을 읽어 주기 위해 매달 한 번씩 모여 공부도 한다. 지난 19일 이들이 모여 공부하는 거두리 ‘에너지카페 사과나무’를 찾았다. ‘사과나무’의 문을 여는 순간 환하게 미소를 띤 꿈빛나무 회원들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눈앞에는 그림책 여러 권과 표지가 하얀 책 한 권이 펼쳐져 있었다. 모임 내내 함께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오롯이 들어 보았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면 어떤 점이 좋을까.

“스스로 책을 읽는 즐거움도 있지만, 다른 사람에게 책을 읽어 주면 읽어 주는 어른이나 듣는 아이들 모두 정서적 안정과 행복을 느끼는 것 같아요.”

매주 수요일 아침, 일주일에 한 번이지만, 그 시간이 언젠가는 아이들에게 즐거운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그런 바람으로 활동에 참여하는 회원이 있는가 하면, 또 다른 회원은 초롱초롱한 눈으로 귀 기울여 듣는 아이들의 모습 그 자체가 보고 싶어 수요일을 기다린다. 아이들이 도서관에 오는 즐거움, 책을 읽는 즐거움을 경험할 기회를 주고 그게 마중물이 되어 도서관이나 작은 책방을 방문하는 게 일상이 되면 좋겠다는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매주 수요일 아침, 동내초 아이들은 그림책을 ‘듣는다’.
매주 수요일 아침, 동내초 아이들은 그림책을 ‘듣는다’.

이날 모임에서는 《그림책에 마음을 묻다》라는 그림책 이론서를 미리 읽고 관련된 그림책을 서로 읽어 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책은 ‘삶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그림책의 힘’에 대한 책이다. “외롭고 지치고 상처받고 혼란스러운” 모든 사람의 “마음을 다독여 줄 그림책을 처방해”주는 책이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아이들을 매개로 구성된 모임이었지만, 독서 모임만큼은 아이들보다는 자신의 이야기들을 위주로 담론을 펼치며 서로를 존중하는 잔잔한 소통의 장이었다.

‘2023 꿈빛나무’의 취지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는 것이지만, 모임은 거기에서 더 나아가 회원 자신들의 삶에도 큰 활력과 행복을 주고 있다. 일상 속에서 작은 것을 나눌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세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 것도 꿈빛나무 덕이다. 누군가는 그림책은 어린이만 읽는 책이라는 편견을 깰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 다른 누군가는 같은 그림책을 읽은 후 각자의 생각을 나누면서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이해하고 자신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도 알게 됐다면서 다르게 생각하는 법을 배우게 됐다고도 했다. 이 특별한 모임이 계속되는 한 동내초 아이들과 ‘꿈빛나무’의 행복은 책과 더불어 오래 계속될 것이다.

안수정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 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