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리의 특징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강원 지역 모든 곳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여러 종류의 일을 하면서 다양한 정서를 드러내는 소리라는 것이다. 장소·창자·기능·표현 뭐 하나 빠지지 않는 민요다. 이렇게 팔방미인 아라리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불렸을까?

민요는 기능을 기준으로 분류한다. 일할 때 부르는 민요를 노동요 즉 일노래라고 한다. 의식을 치를 때 하는 민요는 의식요, 노는 것을 목적으로 둔 민요는 유희요 곧 놀이노래로 분류한다. 그렇다면 아라리는 어디에 속하는 것일까? 답부터 말하자면 한마디로 말하기 어렵다. 일하면서도 부르고 놀거나 쉬면서도 부르는 소리가 아라리이기 때문이다. 모를 심을 때, 논을 맬 때, 밭을 맬 때, 나물을 꺾을 때, 나무를 할 때, 삼을 삼을 때, 혼자서 신세타령할 때 등등 아라리를 부르는 상황은 다양하다. 일할 때 부르면 일노래고, 놀면서 부르면 놀이노래다. 재미있는 것은 이것이 하나의 아라리라는 점이다.

그런데 아라리는 이중적인 의미를 지닌다. 아라리라고 하면 아라리 전체를 말하기도 하고 긴아라리만을 말하기도 한다. 다시 말하면 범주에 따라 크거나 작게 정의할 수 있는데, 크게 볼 때 아라리는 긴아라리·자진아라리·엮음아라리를 모두 포함한다.

긴아라리는 두 줄로 되어 길게 늘어지게 부른다. 자진아라리는 형식은 같지만 조금 빠르게 부른다. 우리나라 민요는 보통 이렇게 세트로 되어 있는 것이 많다. 방아타령과 자진방아타령이 그렇고, 긴난봉가와 자진난봉가가 그렇다. 그런데 아라리에는 엮음아라리라고 하는 긴아라리의 친구가 하나 더 있다. 엮음아라리는 긴아라리를 변주한 것과 같은데 느리게 긴아라리를 부르다 갑자기 빠른 속도의 엮음아라리가 나와서 주위를 환기하고 소리의 재미를 더한다.

이 엮음아라리는 두 줄의 형식 중 앞줄의 노랫말을 매우 길게 늘려서 부르고 뒷줄의 노랫말은 원래의 긴아라리의 박자로 돌아와 부른다. 이때 앞줄의 노랫말이 꽤 흥미롭다. 아주 빠르게 말을 촘촘하게 엮어서 부르기 때문에 언어유희와 운이 맞아떨어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니나내나여차 한번 죽어지면 겉매끼 일곱매끼 속매끼 일곱매끼 이칠의십사 열네매끼 질끈잘끈 꽁꽁묶어 초롱꾼아 불밝혀라 상두꾼아 발맞춰라 어화넘차 떠들러메고 북망산천에 가 폭삭 썩을 인생들

남 듣기 싫은 소리를 뭣하루 하나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고개로 나를 넘겨주게

삶의 지침서, 선조들의 지혜 덩어리, 아라리는 이렇게 삶을 살아가는 태도를 재미있게 알려준다.

*QR코드를 통해 엮음아라리 영상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유명희(춘천학연구소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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