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희 독자위원장
하지희 독자위원장

신문이 매일 쌓인다. 눈은 하루가 다르게 침침한데, 활자에 대한 욕심은 어찌나 많은지…. 또 지역 신문을 구독하는 것이 대단한 의리나 의무인 듯 구색 맞춰 신문을 받고 있다. 하지만 욕심과 다르게 햇살 좋은 창가에서 신문을 읽는 여유로움은 많지 않다. 업무와 관련된 일들이 기사화되는 것이 불편해 일부러 눈길을 주지 않기도 한다. 이럴 땐 신문이 무겁다. 물리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춘천사람들》이 의욕과 열정으로 20면으로 증면했을 때, 내가 쓰는 기사도 아니고 내가 마감할 일도 아니지만 나는 무거웠다. 20면의 《춘천사람들》이 발행됐을 때는 축하보다 어디 트집 잡을 곳은 없는지, 허술하게 지면을 채운 곳은 없는지 훑어보기 바빴다. 거기에 몇 안 되는 취재기자들은 얼마나 더 힘들었을 것이며 시민기자들은 얼마나 많이 바빴을지 빈 지면에 광고는 어떻게 채울지 온통 걱정과 불안이었다.

어쨌거나 20면의 《춘천사람들》은 다시 16면으로 줄었다. 가벼워졌다. 편안한 마음으로 신문을 읽으니 모든 기사가 탄탄해 보인다. 1면의 ‘문화슬세권도시’ 춘천의 축제와 공연 소식도 알찼고 시민인터뷰로 민심도 읽을 수 있었다. 다만 관련된 공연 사진은 직접 촬영하지 않고, 춘천문화재단에서 받아 사용한 부분이 아쉽다. 다른 기사들도 사진의 많은 부분을 관계기관에서 제공된 자료를 활용하는 것도 안타까운 부분이다. 하지만 ‘시정 소식’이나 10월에 풍성했던 문화공연 안내는 풍부했고 직접 가보지 못했어도 기사로나마 공연의 내용과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는 것도 좋았다.

<‘사래울’ 부부의 세계여행 도전기>도 재미있게 읽고 있다. 연재가 주는 연속성과 궁금함, 기다림이 있다. 지금까지 연재는 6회째 이어지고 있다. 은퇴 이후의 삶이 이렇게 흥미진진하고 따뜻할 수 있다니! 다만 연재를 처음부터 읽지 못한 독자를 위해서, 혹은 《춘천사람들》을 새로 구독하는 독자들을 위해 ‘사래울’ 부부가 어떤 이유로 세계여행을 하게 됐는지 간단한 개요는 매주 따로 덧붙여주면 좋겠다.

《춘천사람들》에서 계속 마음에 걸리는 부분은 7면 ‘기획 인터뷰, 춘천사람들’이다. 춘천문화재단의 동의 아래 지난해에 이뤄진 인터뷰를 싣다 보니 현재 시점과 상황이 다를 수 있다고 편집자는 얘기하고 있지만, 업무환경 자체가 바뀐 분들에게 예전 일하던 곳의 기관명을 타이틀로 넣은 것은 너무 무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8면 어린이·청소년 지면은 점점 호감이 간다. 10월 16일 발행 기사, 우표에 관한 이야기는 모든 세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내용이었다. 지난 시절 우리가 줄기차게 수집했던 우표의 특징에 대해 필요한 정보를 쏙 뽑아 준 친절한 기사였다. 그 외 13면의 춘천의 역사와 문화면이나 시민기자님들의 충실한 취재기사는 지역을 알고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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