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커피 향이 어우러진 유유자적의 꿈

치열하던 서울살이를 뒤로하고 2021년 5월 고향인 춘천으로 돌아왔다. 클래스 101, 각종 SNS에서 ‘핀든아트’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여행 드로잉 작가 아내와 ‘핀든하우스’ 공간을 꾸려나가고 있다. 이곳에선 그림도 커피도 즐기며 함께 소통할 수 있다. 모두가 편하게 올 수 있는 공간을 꿈꾼다.
치열하던 서울살이를 뒤로하고 2021년 5월 고향인 춘천으로 돌아왔다. 클래스 101, 각종 SNS에서 ‘핀든아트’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여행 드로잉 작가 아내와 ‘핀든하우스’ 공간을 꾸려나가고 있다. 이곳에선 그림도 커피도 즐기며 함께 소통할 수 있다. 모두가 편하게 올 수 있는 공간을 꿈꾼다.

운교동 골목에 들어오면 벽 곳곳에 여행 드로잉과 미완으로 남은 해바라기 그림이 한눈에 들어오는 카페가 있다. 바로 카페 ‘핀든하우스’다. 이곳에서 매주 드로잉 클래스가 열린다. 드로잉 강습과 함께 ‘도시가 살롱’ 사업에 참여해 그림 그리는 도구로 각자의 여행 이야기를 풀어내는 모임도 운영한다. 사람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하는 활발한 청년 허준영은 사실 춘천에 정착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았다.

“더이상 서울에 살 이유가 없었어요. 이사하려고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아내가 먼저 춘천이 어떠냐고 얘기해줬죠. 바로 제 고향이 춘천이었기 때문입니다.”

춘천에 오기 전의 삶은 치열했다. 디자인 전공이었던 그는 디자인 일을 하면서 회의를 느꼈다. 그 후 아내와 강남의 미술학원에서 수업을 시작했다. 매일 전쟁인 입시학원이었지만, 사람을 대하고 가르치는 것이 적성에 맞아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오히려 교육하는 것보다 싫증을 느꼈던 건 그림이었다. 

춘천으로 이사하게 된 계기는 갑자기 찾아왔다. 아이를 위해 일하던 학원에 육아 휴직을 냈는데,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아내는 여행을 떠나 여행 드로잉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의 적극 추천으로 떠난 유럽 여행 중 그린 드로잉이 좋은 반응을 얻자 ‘클래스 101’에서 연락이 왔다. 낮에는 아내가 강좌 촬영을 하고, 밤에는 그가 물심양면으로 강의를 편집했다. 부부의 강좌는 대박이 났다. 월 200~300명의 수강생이 여행 드로잉을 배우고 싶다고 밀려든 것이다. 그 후 춘천으로 이사 와 그들만의 공간을 꾸릴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 1년간 마음에 드는 공간을 찾고 꾸리느라 부부의 삶은 무척이나 치열하고 뜨거웠다. 인테리어를 손수 작업하면서 카페를 꾸미고 커피 공부도 열심히 했기 때문이다. 그때와는 다르게 여유를 찾은 지금은 앞으로 더 많은 이들과 소통하며 춘천에서 유유자적한 삶을 즐기고 싶다. 

“춘천에 와보니 예쁜 카페가 많더라고요. 우리 옆에 바로 카페가 들어와도 괜찮아요. 그렇게 이 골목의 좋은 공간이 하나둘 늘어간다면 서로 시너지가 날 수 있을 거예요. 우리가 이 골목을 정비하는 초석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무모한 마음을 가지고 시작했는데, 지금은 이걸 그냥 꿈으로 끝내면 너무 아쉬울 것 같아요.”

남녀노소 모두가 편하게 즐기고 소통하는 공간, 그리고 그런 골목을 꿈꾸는 허준영이 ‘핀든하우스’를 통해 색칠할 춘천 골목의 풍경이 문득 기대된다.

editor 장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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