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주년 기념 시민기자 간담회-책도시춘천·청춘스케치·오감여행 편

지난 4일 창간 8주년을 맞은 《춘천사람들》. ‘시민의 신문’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올해부터는 시민들이 직접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아졌다. ‘세대공감’ 팀에서 꾸리는 청춘스케치·사회적가족·시니어커뮤니티 코너, ‘책도시’ 팀에서 꾸리는 책익는마을·책과사람 코너, ‘오감여행’ 팀에서 꾸리는 생태나들이·맨발걷기·춘천을걷다 코너, ‘지속가능’ 팀에서 꾸리는 사회적경제·탄소중립 코너, ‘역사’ 팀에서 꾸리는 춘천100년사·차상찬읽기·아리랑 코너, ‘생각의뜰’ 팀에서 꾸리는 망대단상·낯선시선·독자비평 그리고 어린이 코너까지 40명에 가까운 춘천 시민들이 직접 《춘천사람들》을 만들고 있다.

시민기자단은 《춘천사람들》 창간 8주년을 기념해 각각의 팀별로 만나서 그동안의 소회와 앞으로의 취재 계획 등을 나누기로 했다. 지난달 30일 ‘세대공감’ 팀의 첫 만남에 이어, 지난 6일에는 책도시춘천·청춘스케치·오감여행 코너 담당 시민기자들이 두 번째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참석자는 전흥우 이사장, 고학규·김정민·김진영·박익수·박인옥·백경미·정미경·홍석천 시민기자였다.

전흥우 이사장 지난 6개월 동안 시민기자들이 각각의 코너를 진행해 왔습니다. 그간 시민기자로서 활동한 소감을 듣고 각 코너의 원래 취지를 제대로 살려 의미 있는 지면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부족했던 부분이나 아쉬웠던 부분이 있었다면 함께 나누어도 좋겠습니다. 앞으로의 포부나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셔도 좋겠습니다.

김정민 시민기자 ‘책 도시 춘천’ 팀에서 활동하는 시민기자 김정민이고요. 국어 교사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책 도시 춘천’ 팀에서 ‘책 익는 마을’ 코너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굉장히 의욕적이었는데 하다 보니까 막상 원고가 생각처럼 술술 안 나와 심적으로 좀 부대끼는 면이 있습니다. 직장을 다니면서 병행하기가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어디서 정보를 얻으려면 찾아봐야 하는데 시간도 부족하고 노하우가 없어서 혼자 연구해서 마음에 드는 것을 취재하는 형편이에요. 일관성이 부족하지요. 그래서 그런 점이 문제가 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마음이 있습니다.

예전에 이사장님하고 의논할 때 일회성 행사보다는 시민들이 깊이 있는 독서를 할 수 있는, 진짜 책 읽는 그 도시를 표방하는 가치 있는 독서 코너를 만들어보려고 했는데 아직은 시작 단계인 것 같아요. 지금은 춘천시에서 활동하는 책을 읽는 사람들을 찾아보는 것에 집중하고 있지요. 그다음에 작은 도서관 등 특정 장소 등을 연결해서 뭔가 의미있는 것을 찾을 계획입니다. 하지만 좀 더 일관적이고 계획적으로 일이 진행되지 못한다고 느껴져 아쉽습니다. 현재의 작업은 뭐랄까요, 단편적이라는 인상입니다. 사실 부족한 부분을 알고 원고를 편집국에 전달합니다. 편집국에서 알아서 다듬어주시겠지 하는 마음으로 80% 정도의 완성도로 전달하는 거지요. 기사 쓰는 일에 조금 더 숙련되는 과정이 좀 필요할 것 같아요. 저는 나름대로 교사 활동하면서 학교에만 있다 보니 춘천 시민으로서의 가치있는 활동이 너무 부족했다는 생각에 아쉬웠습니다. 반성도 하게 됐고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 의미를 두고 시민기자 활동에 참여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부족하지만 나름대로 몸과 마음이 건강한 시민이 되는 것 같아 스스로는 좋은 감정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박인옥 시민기자 《춘천사람들》에서 ‘청춘 스케치’ 코너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박인옥입니다. 청년들끼리 모여서 협동조합을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춘뿌리’라는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는 저와 진영 씨, 또 다른 두 분과 시작하게 되었어요. 처음 만나서 아이템이라든가 기사 방향에 대해서 의논을 많이 했습니다. 다른 시민 기자님들도 공통적으로 말씀하셨지만 저희도 아이템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매주 반쪽 면을 채워야 하는데 그곳에 담을 만한 아이템들이 사실상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 같아요. 주로 정보성 소식이나 소개, 혹은 인터뷰 정도인데 쓰는 사람들이 욕심이 있다 보니 조금 더 깊이 있는 아이템이었으면 하고 바랐습니다. 정보성 기사나 인터뷰가 주를 이루면 자칫 소식지 느낌이 날 수도 있겠다는 우려가 들어서 고민이 됐지요. 분석이나 취재, 통계 등 기획 기사들이 나왔으면 하는 욕심은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청춘 스케치’ 팀은 온라인으로도 아이템에 대한 논의들을 많이 한 것 같아요.하지만 시간에 쫓기고 각자 먹고 살기 바쁜 친구들이다 보니까 그런 시간을 내는 것조차도 되게 힘든 상황이었지요. 그런 부분들이 많이 아쉬웠던 부분입니다. 자료 조사가 일단 기본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청년분들이 바쁘다 보니 엉덩이를 붙이고 자료 조사에 집중할 수가 없었어요. 누군가 시의성 있는 아이템을 발굴해서 넘겨주는 역할을 맡아서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사실 제가 그런 역할을 하고 싶어서 처음에는 아이템을 논의하고 그랬는데 저도 개인적으로 끝까지 조율할 여유가 없더라고요. 언젠가는 저희가 제대로 호흡이 긴 기획 기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활동하는 시민 기자들이 여럿이다 보니 일자리를 비롯해 문화·주거·육아·정치 이렇게 조금 다양하게 카테고리를 나눠서 그거에 맞춰서 조금 기사를 써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매주 어떻게든 원고가 쓰이는 걸 보면 고맙고 대단하다고 느낍니다. 함께 해주는 기자분들이 계셔서 감사하다는 생각도 하고 있고요.

김진영 시민기자 방금 박인옥 시민기자님이 제 마음을 거의 다 대변해 주신 것 같기는 해요. 처음에 시민 기자로 들어왔을 때, 그때만 해도 사실은 저희들이 대부분 그렇게까지 바쁜 상황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시간의 여유가 있다 보니 당시만 해도 되게 파이팅이 넘치게 시작을 했어요. 처음에는 저희끼리 일주일에 한 번 만나서 기획회의도 하고 그랬어요.

그런데 다들 개인적인 일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왜 이렇게 일주일이 빨리 지나가지?"라고 생각했어요. 그래도 중간에 한 번씩 계속 다잡으면서 ‘이번엔 진짜 해보자’하고 다짐했지만 뜻대로 되지는 않은 것 같아요. 지금은 여건에 맞게 순서를 정해서 각자 맡은 거를 쓰고 있지요.

그런데 단지 시간 문제만은 아니에요. 처음에 그렸던 이상적인 그림, 즉 기획회의를 통해 아이템을 같이 발굴하고, 춘천에 살지만 춘천의 정보를 잘 모르는 청년들에게 질 좋은 정보를 제공하는 등의 목표가 있었는데 막상 해보니 청년들에게 전달할 좋은 정보에 대해 저 조차 사실 잘 모르고 있었던 거예요. 청년의 입장에서 최대한 청년들이 보고 싶어 하는 기사가 뭘까를 고민을 많이 했는데 아직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것 같아요.

정미경 시민기자 저는 오감여행 코너에 참여하고 있고 주로 맨발걷기와 관련한 기사를 쓰고 있어요. 맨발걷기 국민운동본부 춘천지회장이고, 맨발걷기를 널리 알리는데 힘을 쏟고 있지요. 특히 춘천은 호수가 최고의 자원이니만큼 맨발걷기 코스를 호수 둘레길로 특화시켜야 된다고 주장하고 설득하고 있는데 쉽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맨발 관련해서 지금 7개월째 쓰고 있어요. 그런데 그동안은 《춘천사람들》에서는 댓글이 하나도 안 달렸었거든요. 그런데 다른 매체에서 한번 맨발 걷기에 대한 기사가 나갔었는데 댓글이 240개 정도가 올라왔어요. 그걸 보면서 물론 기사 질의 차이도 있겠지만 《춘천사람들》에서는 왜 반응이 없을까 고민하기도 했어요.

이제 겨울이 다가오고 있지만, 앞으로도 계속 맨발걷기에 대해 쓸 계획입니다. 겨울에도 맨발걷기에 참여할 방법이 있거든요. 가장 따뜻한 시간대를 선택하고 발바닥을 제외한 곳은 수면 양말 등으로 감싸면 가능하지요. 그동안 사례들을 보면 그렇게 한겨울 내내 맨발걷기를 통해 건강을 찾으신 분들이 굉장히 많아요. 작년 같은 경우는 저희 본부에서 한겨울 100일 챌린지를 했거든요. 전국적으로 완주한 사람만 해도 수백 명이 됩니다. 저희도 이번에 춘천 모임이 결성됐으니 그렇게 해서 진행하려고요.

백경미 시민기자 오감 여행 팀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저는 사실 이렇게 별로 주변 일들에 관심이 별로 없는 사람이에요. 어디에 딱히 관심이 있거나 뭔가 눈여겨본다거나 하는 종류의 사람은 아니에요. 그런데 ‘춘천을 걷다’ 코너를 쓰기 시작하면서 많이 바뀌었지요.

저는 춘천 토박이거든요. 춘천에서 어렸을 때부터 자라서 춘천을 걸어서도 많이 다녔고, 어린 시절에는 걸어서 소풍도 가고 하면서 춘천을 구석구석 다녔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 코너를 쓰면서 사실은 춘천에 대해서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을 되게 많이 했어요. 춘천이라고 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유명한 곳들 말고,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너무 멋진 곳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춘천 토박이로서 ‘이런 곳을 소개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이런 관점으로 ‘내가 어렸을 때 다녔던 길이 어떤 게 있었나? 그리고 거기에 좋은 것, 멋진 것은 뭐가 있었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지요. 그러다 보니 춘천에 살면서도 몰랐던 것들을 알게 되더라고요. 예를 들어 강이라고 하면 과거에는 소양강만 떠올렸지만 기사를 쓰면서 신현강·자양강 등 다른 강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지요. 이러한 춘천의 것들이 주변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태 그런 것을 하나도 모르고 그저 눈으로 보기만 하면서 지내왔다는 생각을 하면서 코너를 진행해 왔던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봐왔던 익숙한 춘천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고 깨닫게 된 기회였다고 할 수 있겠네요.

기자 활동을 통해서 춘천을 조금 더 들여다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기니까 개인적으로 너무 좋지요. 한편으로는 《춘천사람들》에 기사를 쓰면서 저는 이렇게 도움을 받고 성장하는데 정작 《춘천사람들》에 도움이 되지는 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 미안한 마음도 있고요.

박익수 시민기자 저는 개인적으로 은퇴하고 공부도 하고 글도 좀 쓰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서 시민기자에 지원했습니다. 시민기자를 해보니까 어떤 의무가 생긴 것 같아요. 개인 발전을 위해서는 굉장히 좋은 활동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춘천을 걷다’ 코너에 참여하고 있는데 ‘걷기’라는 것이 시대의 요구에 부응을 한다고 느껴집니다. 이번에 제주 올레길을 창안한 서명숙 올레길 이사장하고 의암호 호숫길을 길을 걸었거든요. 다시 한번 걷는다는 것은 치유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맨해튼이 한창 도시로 확장을 거듭할 무렵 도시 설계자인 로버트 모지스에게 누군가가 도심을 개발하는 대신 공원을 만들라고 조언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5년 후 똑같은 크기의 정신병원을 지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지요. 그렇게 해서 센트럴파크가 탄생했거든요. 걷는 것도 그냥 걷는 것이 아니라 철학적 의미를 스스로 부여하면서 걷는다면 훨씬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춘천을 걷는다는 것의 즐거움, 춘천의 아름다운 강과 산을 통해서 건강을 찾고 정신세계를 확장시키는 것 등을 《춘천사람들》을 통해 전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나중에는 올레길처럼 오지와 오지를 연결하고 또 가보지 못한 그 마을을 소개하고 먹거리 놀거리와 연결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고학규 시민기자 오감여행 팀에서 생태탐방을 맡고 있는 고학규입니다. 시민기자 활동을 통해서 성장이 됐고 또 어느덧 환경이라는 큰 테두리 속에서 들여다볼 수 있는 그런 눈이 좀 떠진 것 같아요. 요즘 하중도에 가면 철새들이 들어오기 시작했거든요. 참 보기 좋아요. 그런데 예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이 요즘에 들어 눈에 들어와요. 하중도 산책로를 보면 우레탄이 깔려 있잖아요. 우레탄을 걷어내고 흙으로 조성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꼼꼼히 들여다 봤어요. 그러자 어떤 곳의 우레탄은 울퉁불퉁 일어나고 있더라고고요. 왜 그런가 하고 자세히 살펴보니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된 거에요. 그건 주변의 커다란 나무들의 뿌리였어요. 나무가 조금씩 자라면서 우레탄을 들고 일어나는 거예요. 아무리 우레탄을 덧발라도 자연의 움직임을 막을 수는 없잖아요.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춘천사람들》이 계속 알리고 경고하는 역할을 했으면 합니다.

시민기자 활동을 통해 이렇게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어요. 게다가 이런 활동을 통해 여러분처럼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도 반갑고요. 

홍석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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