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부터 내려오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앗! 그런데 이야기를 듣다 보니 한자까지 알게 됐다고요? 일거양득(一擧兩得)! 읽지 않을 수가 없겠죠?

守 : 지킬 수

守자는 ‘지키다’나 ‘다스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守자는 宀(집 면)자와 寸(마디 촌)자가 결합한 모습인데요, 寸자는 손가락을 세운 사람의 손을 따라 만든 글자입니다. 여기서 사람의 손은 두 가지를 의미합니다. 첫째는 손으로 집을 ‘지킨다’는 의미이고, 두 번째는 손끝에서 손목까지의 길이지요. 그런데 길이는 어떤 기준이나 규칙, 법이라는 의미가 될 수 있겠지요? 그래서 守자는 ‘다스리다’라는 의미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株 : 그루 주

株자는 ‘그루’나 ‘근본’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株자는 木(나무 목)자와 朱(붉을 주)자가 결합한 모습인데, 朱자는 ‘붉다’라는 뜻이 있지만 여기서는 소리만 빌리고 있습니다. 그루라고 하는 것은 풀이나 나무의 아랫부분을 의미하기 때문에 ‘근본’이나 ‘뿌리’라는 말로 해석될 수 있지요.

待 : 기다릴 대

待자는 ‘기다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待자는 彳(조금 걸을 척)자와 寺(절 사)자가 결합한 모습인데요, 중국에서 불교가 유행하지 전에는 寺자가 ‘관청’이라는 뜻으로 쓰였다고 합니다. 待자는 이렇게 ‘관청’을 뜻하던 寺자에 彳자가 결합한 것으로 ‘관청을 가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던 것이지요. 그런데 지금의 待자는 왜 ‘기다리다’라는 뜻을 갖게 된 것일까요? 관청은 행정을 담당하던 곳이었으나 업무를 처리하는 속도가 매우 느렸어요. 그래서 待자는 ‘관청을 가다’를 뜻하다가 후에 ‘기다리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던 것이지요.

兎 : 토끼 토

兎자는 척 보기에도 토끼의 모습이지요? 큰 귀에 앞다리와 뒷다리, 그리고 꼬리까지 말이지요. 兎자에는 토끼라는 의미도 있지만 달이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옛날 사람들은 달에 토끼가 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여러분도 혹시 윤극영 작사·작곡의 ‘반달’이라는 동요를 부르면서 보름달을 바라본 적이 있나요?

성어에 읽힌 옛이야기

중국 송나라에 살던 한 농부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힘들게 밭을 갈다가 잠시 쉬기 위해서 바닥에 아무렇게나 앉아 숨을 고르고 있었지요.

그런데 어디선가 후다닥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느닷없이 풀숲에서 토끼 한 마리가 튀어나오지 않겠어요? 아마도 길을 잃고 겁을 먹어 반쯤 정신이 나간 토끼였던 모양입니다. 토끼는 엄청나게 빠른 속력으로 뛰어가더니 어이없게도 밭 한가운데 있던 나무 그루터기에 부딪히고 말았지요. 농부가 깜짝 놀라 달려가 보니 토끼는 이미 목이 부러져 죽어 있었습니다. 이 황당한 광경을 보고 농부는 생각했지요.

‘오호, 이제 힘들게 일할 필요가 없겠군. 나무 그루터기만 잘 지키고 있으면 토끼가 알아서 올 테니 말이야. 토끼 고기로 배도 든든히 채우고 토끼 가죽을 팔면 돈도 벌 수 있겠지?’

농부는 그 후부터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매일 그루터기 옆에 앉아서 토끼가 뛰어나오길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토끼는 두 번 다시 나타나지 않았고 밭은 황폐해져서 쑥대밭이 되고 말았지요. 결국 농부는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답니다.

고사성어의 의미

“나무 그루터기를 지켜 토끼를 기다린다”는 뜻으로 착각에 빠져서 되지 않을 일에 공연히 고집하는 어리석음을 비유하는 말.

출전: 《한비자》 〈오두편〉.

홍석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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