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이동지원서비스를 위한 업무협약.
사회적경제 이동지원서비스를 위한 업무협약.

지난 16일 목요일 오전, 택시를 운영하는 소양시민협동조합(이사장 방근성)에서 의미 있는 업무협약식이 있었다. 춘천지역에서 마을돌봄의 다양한 선도사례를 만들어 온 춘천별빛사회적협동조합과 춘천사회적경제네트워크, 춘천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지역사회 통합돌봄에 대한 사회적경제의 실천적 협력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이다. 

4곳의 협약기관들은 2023년 (예비)사회적기업 협업 활성화 지원 컨설팅 사업으로 선정된 ‘강원도형 사회적경제 통합돌봄(G-care) 서비스체계 고도화’를 위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생활 지원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춘천별빛사회적협동조합이 있는 춘천시 사북면은 농촌 마을로 고령자 가구가 많은 지역이다. 도시처럼 쉽게 생활 인프라를 이용하거나, 병원 진료를 보는 것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자녀들과 떨어져 지내거나 나이가 많아 스스로 생활 관리가 점점 힘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춘천별빛사회적협동조합(이하 ‘춘천별빛’)은 산골유학과 지역아동센터 운영 등 아이들 돌봄이 주 사업이지만, 마을의 어르신 돌봄의 필요가 점점 커지는 것을 보며 ‘나이 들기 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해왔다. 마을주민이 주민을 돌보는 ‘이웃복지사’ 활동이나 일상에 필요한 간단한 집수리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우리마을119’ 운영 등이 대표적이다. 이동의 문제 또한 해결해야 했던 주요 서비스 중 하나였다. 시내 병원에 한 번 다녀오는 게 늘 힘든 일상 중의 하나였기 때문이었다. 이번 사업은 촘촘한 마을돌봄을 위해 필요한 서비스를 살피고,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서비스 제공 주체를 발굴하는 데에도 큰 의미가 있다.

농촌 마을 어르신의 이동을 도울 서비스 제공에 소양시민협동조합이 흔쾌히 참여 의사를 밝혔다. 10월과 11월에 2개월 동안 시범으로 열 번을 운행했다. 춘천별빛에서 이동지원이 필요한 마을 어르신들을 연결하고, 혼자서 볼일 보기 어려운 어르신은 이웃복지사가 동행했다. 당사자 중심의 ‘맞춤형’ 서비스 구조를 실행해보는 셈이었다. 이용자가 거동에 문제가 없는 경우에는 ‘솔다원나눔터’에 모여 여럿이 함께 출발했다. 거동이 어려운 어르신들은 택시가 일일이 집 앞까지 운행했다. 소통이나 외부 이동에 지원이 필요한 경우엔 이웃복지사가 함께 택시에 동행해 진료할 때 설명을 돕는 등 파트너 구조의 돌봄서비스 형태를 실행해보았다.

이 서비스를 이용한 어르신들의 만족도는 기대 이상이었다. 병원 한 번 가려면 버스를 오래 기다렸다가 힘들게 타고 내리며 고단한 하루를 보내야 했던 어르신들에게 운전기사와 비서가 생긴 셈이니 말이다. 동행했던 한 이웃복지사는 “가끔 어르신을 자차에 태우고 다닌 때도 있었는데, 사고 등 여러 부담이 있어 쉽지 않았다”라면서 “운전 부담 없이 오롯이 어르신만 챙길 수 있으니 일단 마음이 편안하고, 어르신들도 너무 좋아하셨다”라고 말했다.

집 앞에서 택시기사와 이웃복지사가 어르신의 탑승을 돕는 모습(왼쪽)과 ‘솔다원나눔터’에서 택시기사와 어르신이 함께 출발을 기다리는 아침(오른쪽).
집 앞에서 택시기사와 이웃복지사가 어르신의 탑승을 돕는 모습(왼쪽)과 ‘솔다원나눔터’에서 택시기사와 어르신이 함께 출발을 기다리는 아침(오른쪽).

소양시민협동조합 측에서는 평소 봉사활동을 하던 기사들이 먼저 참여해 서비스 제공과정에도 좋은 평가가 이어졌다. 농촌 어르신들의 안전한 이동이 생활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서로 확인한 셈이다. 이번 협력 경험을 바탕으로 춘천사회적경제네트워크와 춘천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는 지역에서 ‘G-care(강원사회적경제통합돌봄) 춘천’을 만들어 다가오는 고령화 사회에서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현장에서 요구되는 다양한 돌봄의 문제를 해결해갈 수 있도록 네트워크 활동도 추진할 예정이다.

김윤정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 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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