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미터협동조합 이덕용 이사장, “공공미술 쉽게 접할 기회 마련하느라”

공공미터협동조합 이덕용 이사장.
공공미터협동조합 이덕용 이사장.

“서류를 꾸미는 일에 시간을 많이 투자한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라 주로 서류작업을 많이 하고 있다.”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 함께 예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해서 찾아간 공공미터협동조합 이덕용 이사장의 작업실은 한기가 돌았다. 그래서 옷과 모자로 무장하고 작업하고 있었다. 30대에서 50대의 예술인 열 명이 아이들을 키우며 좋아하는 예술 활동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 손을 맞잡은 공공미터협동조합. 막상 만나고 나니 젊은 예술인들의 어려움이 한눈에 보였다. 

도심에 작업실을 마련하려면 주로 지하 아니면 옥상 같은 곳이다. 그나마 소음이라도 나면 민원이 들어오기 때문에 마음이 늘 조마조마하다. 이런저런 눈치를 보지 않으려고 터를 잡다 보니 시내를 벗어난 변두리를 선택했다. 그렇다고 걱정거리가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예술을 취미가 아니라 기업으로 영위한다는 건 보통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예술인들과 가깝게 접하지 못했을 때는 일반 사람과는 다른, 뭔가 남다른 이상의 소유자들일 거라는 편견을 갖고 있었던 게 아닌가 싶어 잠시 무안해졌다. 이덕용 이사장은 컨테이너로 이루어진 작업장을 안내하며 예술 작품의 탄생 과정을 소개했다. 한 작품이 나오기까지 한 달이 넘는 시간이 소요되지만, 가치 있는 완성품이라고 할지라도 주인을 만나지 못하면 한쪽 구석에서 꽃도 피워보지 못하는 작품도 허다하다. 공공미터협동조합을 둘러보며 새삼스럽게 예술인들의 애환을 엿볼 수 있었다.

공공미터협동조합은 일반 사람들이 공공미술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데 사회적 가치를 두고 있다. 그러나 일이 많이 생겨야 예술인들이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고 지속적인 예술 활동을 펼쳐나갈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예술인 기본소득이 이루어진다면 예술인들이 좀 더 안정적인 환경에서 예술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할 일은 많은데 이윤 창출이 어렵다면 경제적 곤란은 피할 수 없는 법.

당장은 어렵더라도 꾸준히 일해 조금씩이나마 경력을 쌓으며 지속적인 공공예술 활동을 펼쳐야 기반을 다질 수 있기에 묵묵히 길을 걷고 있는 이덕용 이사장. 그가 보이지 않게 흘린 땀의 결과물이 아름다운 작품으로 태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업장을 둘러보았다. 

공공미터협동조합 전경. 콘테이너들이 모두 예술가들의 작업실이다.
공공미터협동조합 전경. 콘테이너들이 모두 예술가들의 작업실이다.

협동조합에 속한 예술인 6명은 지난 10월 ‘석사천 재즈 페스타’에서 ‘도시가 놀이터’의 일환으로 시민들에게 3m도 넘는 대형 풍선 인형들을 선보였다. 시각장애가 있는 춘천명진학교 학생들에게 ‘보이지 않아도 보이는’ 전시를 기획해 상상마당에서 펼쳤던 일은 두고두고 가슴에 남는 작업이었다.                                 

이윤재옥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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