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우리는 운교동에 살았다. 골목이 전부 초가집이었다. 한 집에 일곱 가족이 살던 시절, 아침이면 식구들은 마당에 하나밖에 없는 변소 앞에 저마다 신문지를 구긴 채 줄을 섰다. 마당에는 닭장도 있었다. 새벽 일찍부터 닭장 앞에서 닭이 알 낳는 걸 기다리다 갓 낳은 말랑말랑한 알을 만져보며 신기하게 여겼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왼쪽은 아마 대여섯 살 때 누나와 함께 찍은 사진이고, 오른쪽은 1978년 초등학교 3학년 때 동생과 함께 찍은 사진이다. 당시 동네 아줌마들은 생활비를 벌기 위해 부업으로 누런 시멘트 포대를 잘라 풀칠해 봉투를 만들었다.                             

서종성(퇴계동 독자)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