塞: 변방 새

塞자는 ‘변방’이나 ‘요새’, ‘보루’ 등을 뜻하는 글자입니다. 원래 塞자는 집처럼 생긴 상자 안에 죽간(竹簡: 대나무를 엮어 만든 책)을 넣는 모습이었어요. 이것은 보관함에 물건이 꽉 들어차 있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지요. 그래서 塞자의 본래 의미는 ‘막혔다’나 ‘쌓였다’였어요. 그런데 후에 ‘변방’이나 ‘보루’라는 뜻을 갖게 되었는데, 이는 적이 쳐들어오지 못하도록 꽉 막아놓은 구축물이라는 의미가 생겼기 때문이랍니다.

翁: 늙은이 옹

翁자는 ‘노인’, ‘어르신’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翁자는 公(공평할 공)자와 羽(깃 우)자가 결합한 모습이지요. 公자는 공평하게 사물을 반으로 나눈 모습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발음(공→옹)만 빌리고 있습니다. 公자에 새의 깃을 뜻하는 羽자가 결합하면서 翁자는 본래 새의 ‘목털’을 의미했지요. 그런데 가늘고 하얀 새의 목털이 나이가 지긋한 노인의 머리칼을 연상시켰기 때문에 翁자 ‘노인’이나 ‘아버지’를 존칭하는 말로 완전히 변하게 되었습니다.

之: 갈 지

之자는 ‘가다’나 ‘~의’, ‘~에’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입니다. 塞翁之馬에서는 ‘~의’라는 의미겠지요. 之자는 사람의 발 모양을 따 만들어졌습니다.

馬: 말 마

馬자는 ‘말’을 그린 글자입니다. 원래는 말과 꽤 닮은 모양이었어요. 말의 큰 눈과 갈기, 길쭉한 다리가 그려져 있었지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눈은 생략됐고 다리는 그냥 점만 찍게 됐지요. 이제 다시 들여다보면 휘날리는 갈기와 네 다리가 보이는 것 같지 않나요?

성어에 읽힌 옛이야기

옛날 중국의 북쪽 변방에 한 노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 노인이 기르던 말이 멀리 달아나 버렸지요. 마을 사람들은 소식을 듣고 노인에게 와서 위로했습니다.

“어르신, 말을 잃어버렸다면서요? 너무 속이 상하시겠어요.”

그러자 노인은 웃으며 이렇게 말했지요.

“하하하. 괜찮소. 말을 잃어버린 것이 오히려 복이 될지 누가 알겠소?”

사람들은 노인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답니다. 하지만 정말 몇 달 후에 노인의 말은 사실이 되었습니다. 잃어버렸던 말이 집으로 돌아왔는데 그냥 온 것이 아니라 멋진 친구 말 한 마리를 데리고 왔던 것이지요. 사람들은 노인의 지혜를 칭찬하며 축하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의 축하를 받자 이번에는 노인이 이렇게 말했지요.

“복이라고 생각했던 일이 화가 될 수도 있는 법이지요.”

며칠 후 노인의 아들이 새로 생긴 말을 훈련 시키다가 그만 말에서 떨어져 다리가 부러지고 말았습니다. 다리를 절게 된 노인의 아들을 보면서 사람들은 또다시 위로를 건넸지요. 그런데 노인은 또 “이것이 또 복이 될지 누가 알겠소”라며 태연한 모습을 보였어요.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어느 날 나라에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마을 젊은이들은 모두 싸움터로 불려 나가 대부분 죽게 되었지요. 하지만 노인의 아들은 다리를 절었기 때문에 전쟁터에 끌려가지 않아 목숨을 구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고사성어의 의미

‘변방에 사는 노인의 말’이라는 뜻으로, 세상만사는 변화가 많아 어느 것이 화가 되고, 어느 것이 복이 될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재앙도 슬퍼할 게 못되고 복도 기뻐할 것이 아님을 이르는 말.

출전: 《회남자》.

홍석천 시민기자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