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금처럼 변함없이 춘천을 지키는 사람

 

강봉덕은 춘천의 숨은 보물이다. 이 보물 같은 사람이 진짜 금은보화를 팔고 있으니 재밌다. 온의동 롯데마트 2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앞에 있는 ‘보화스위스’의 대표가 바로 그다. 어려서부터 손으로 뭘 만지고 조몰락거리는 걸 좋아했다고 한다. 맥가이버처럼 손재주가 좋은 사람이었던 거다. 

“춘천은 일 때문에 정착하게 되었어요. 보화스위스 포천점에서 일하다가 2010년 2월 롯데마트가 오픈하면서 왔으니 벌써 13년이 넘었네요.”

춘천은 그에게 추억의 장소였다. 1990년대 초반, 꽤 친한 지인이 강원대 출신이라 함께 중도에 놀러 온 기억이 있다. 그때 중도에 다녀간 기억이 좋아 아내와 연애할 때도 강촌이랑 중도에 가끔 놀러 왔다고 했다. 신기하게도 그는 중도와 또 다른 인연이 있다. 레고랜드가 들어선다는 이야기가 돌기 시작하면서 중도 문화유적을 지키기 위한 모임인 ‘중도문화연대’ 회원으로 가입해 지금까지 매달 ‘중도걷기’에 참여하고 있는 것.

춘천에 와서 살면서 춘천에 대해 알고 싶어 여기저기 검색하다가 춘천역사문화연구회를 알게 됐다. 원래 역사에 관심이 많았기에 눈여겨보고 있다가 합류했다. 나중에 주간신문 《춘천사람들》 발행에도 참여하면서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관심은 있어도 실천하는 사람은 드문 요즘 그와 같이 자기 일을 묵묵히 하면서 깨어있는 시민으로 사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희망적이다. 그야말로 춘천이 ‘봉’을 잡은 것. 실제 그는 사람들을 처음 만나 조금 친해지고 악수를 할 때면 “당신, 봉 잡은 겁니다”라는 농담을 건네곤 한다.

“처음 춘천에 와서 구봉산 밑에 살았는데 이름에 공동으로 ‘봉’이 들어간다는 것이 마음에 끌렸어요. 구봉산도 그렇고 봉의산도 그렇고 ‘봉’ 자가 있으니 정겹더라고요. 심지어 덕두원에 봉덕사도 있잖아요. 마치 무슨 운명에 이끌려 춘천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할까요” 

금은방을 하면 왠지 부자처럼 보이는데 금은 생각보다 수익률이 적다. 그나마 거래량이 많으면 그런대로 나쁘지 않아 춘천에서는 금을 최고가로 매입하고 있다. 정년이 없는 일이라 큰 욕심 없이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면서 시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전원주택을 짓고 여유로운 노후를 보내는 게 앞으로의 바람이라면 바람이다. 춘천의 보물 강봉덕이 계속 반짝거리며 살 수 있게 춘천이 이 맑음을 계속 유지해줬으면 좋겠다.           

 

김선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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