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도시춘천’ 시민기자 신년 대담

이은경 시민기자
이은경 시민기자
안수정 시민기자
안수정 시민기자
박수빈 시민기자
박수빈 시민기자
신요섭 시민기자
신요섭 시민기자
김정민 시민기자
김정민 시민기자

 

지난해 《춘천사람들》이 지면을 개편하면서 신설한 ‘책도시춘천’에서 함께 활동했던 시민기자들을 소개한다. 마을도서관이나 북카페 등 책과 관련된 춘천의 크고 작은 공간과 독서동아리·작가·독자 등 책 읽는 도시로서 춘천의 성장을 지향하는 시민들을 직접 발로 뛰면서 취재했던 지난 1년을 돌아보며 2023년이 우리에게 남긴 것과 2024년에 우리가 남기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취재와 인터뷰에 익숙한 시민기자들이지만, 정작 본인들이 질문을 받으니 다소 낯설어하면서 조금씩 대답이 서툴기도 했다. 인터뷰를 당했던 시민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의미 있는 기회가 아니었을까 싶다. ‘책도시춘천’ 시민기자들이 지역신문 속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 또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앞으로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춘천사람들》과 더불어 살펴봐 주길 바란다.

2023년 가장 인상 깊었던 취재는 무엇이었나요?

이은경 어떤 일이든 ‘첫’이 주는 감회가 있다. 첫 번째로 방문하고 기사를 냈던 ‘책과 인쇄 박물관’이 기억에 남는다. 

안수정 인터뷰했던 모든 사람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지만, 하나를 꼽으라면 가장 최근 인터뷰한 그림책 작가 오소리 씨다. 《나는 나에게 잊히는 것이 싫어서 일기를 썼다》라는 일기 형식의 자전 에세이를 냈다.

박수빈 2023년 4월부터 생애 처음 기사라는 걸 쓰게 되었다. 춘천 곳곳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작은 도서관들, 특히 책장 한구석에 ‘또 하나의 문화’가 꽂혀 있던 ‘까루’ 이야기라든가 DMG평화생명동산 이사장과 동물단체 이지연 대표의 대담집인 《우리에게는 아직 시간이 있습니다》에 소개된 소 구출 프로젝트 관련 사연이 기억에 남는다.

신요섭 12월에 취재했던 독서 모임 ‘책방마실’이다. 독서 모임을 통해 봉사활동도 하면서 서로 함께 성장한다는 걸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김정민 ‘담작은 음악동아리’를 이끈 이동준 어린이가 인상 깊었다. 초등 5학년이 연주 모임 결성에서부터 마무리 음악회까지 이끈 그 용기와 활동력에 감탄했다. 

2023년 읽은 책 중 시민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과 그 이유는?

이은경 정지아 작가의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추천한다. 딸이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면서 전직 빨치산이었던 아버지의 진정한 모습을 알게 된다는 이야기다. 웃다가 눈물이 나기도 하고 상황의 진지함에 정신 차리다가 어느 순간 감동이 밀려온다.

안수정 유은실 작가의 《순례주택》을 추천하고 싶다. 진정한 어른의 모습과 인간미 넘치는 사람들의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

박수빈 권여선 작가의 단편소설집 《각각의 계절》. 작가가 기억을 길어 올리는 시간, 그 시대를 건너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왜 지금의 우리가 되었는지에 대한 작가의 깊고 집요한 물음. 소설 속에서 우리는 직접적으로 혹은 비유적으로, 문학적으로 혹은 역사적으로 삶을 이해할 실마리가 될 만한 반짝이는 모래알 같은 진실들을 발견할 수 있다.

신요섭 박연준 작가의 《쓰는 기분》이다.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해 쉽고 편하게 접근해주는 책이라 추천하고 싶다.

김정민 ‘한 도시 한 책’이었던 우종영 작가의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를 다시 한번 추천한다. 나무를 통해 깨달은 인생의 지혜들로 척박한 내 삶들을 따뜻하게 보듬어 준다.

2024년 새해에는 어떤 것들을 취재하고 싶나?

이은경 새해에도 지난해처럼 도서관이나 책방을 소개하고 싶다. 춘천에는 시민들이 관심만 있으면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작은도서관과 공공도서관이 많다. 책을 읽을 수 있는 장소를 찾아가 그 공간만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소개하고 싶다.

안수정 특별한 사람들의 책 이야기보다는 책과 친한, 책과 친하고픈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다.

박수빈 청소년이나 어린이들의 독서 활동에 대해 취재해 보고 싶다. ‘독서보다는 유튜브나 온라인 게임이 익숙한 세대’라는 인식도 어쩌면 그 세대 아이들의 생활을 직접 들여다볼 기회가 없어서 생긴 편견일지 모른다. 요즘 아이들은 어떤 책을 좋아할까? 어디서 어떻게 책을 읽고 있을까 궁금하다.

신요섭 지역에서 활동하는 젊은 작가들, 그리고 소모임으로 이어지고 있는 독서 모임들을 더 많이 취재하고 싶다.

김정민 청소년들의 독서 활동이 궁금하다. 청소년들이 책을 읽어야 ‘책도시춘천’의 미래가 있기 때문이다. 

2024년 새해를 맞이하는 각자의 비전이나 버킷리스트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

이은경 춘천의 도서관이나 책방을 소개하고 나면 전국의 유명한 책방을 방문하고 싶다. 어떤 경로로 만들어졌는지 어떻게 운영하는지, 유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지 궁금하다.

안수정 책을 즐기는 사람들과 함께 책 여행을 하고 싶다. 그리고 ‘나만의 일기’를 다시 써보고 싶다. 아무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아무도 볼 수 없는 일기.

박수빈 새해에는 '자기 돌봄'을 잘하고 싶다. 누구보다도 나 자신을 잘 보살피고 싶고 내 감정과 기분에 귀 기울이고 싶다. 내 또래의 20~30대에서 우울증 환자가 급증한다든가 노화가 가장 빠른 세대라든가 등의 기사 제목을 접하면 내 주변의 또래들을 떠올리며 착잡해진다. 자기 돌봄에 책임감을 느껴야겠다고 다짐한다. 기운을 차리고 그 힘으로 일하고 내 주위 사람들을 만나자. 버킷리스트는 친구들과 ‘작은 도서관’ 열기, 강아지랑 살기, 세계 여행 등등….

신요섭 시민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기사를 잘 쓰고 싶다.

김정민 사계절 만발하는 꽃나무들을 취재하고 싶다. 꽃과 나무가 행복한 지구를 꿈꾼다.

마지막으로 지역신문을 사랑하고 꾸준히 읽어 주는 춘천시민들에게 2024년 청룡의 해, 상서로운 기운으로 힘차게 비상하기를 바라면서 새해 인사를 전한다면?

이은경 춘천의 공공도서관과 작은도서관에는 좋은 책과 훌륭한 프로그램이 정말 많다. 마음먹으면 쉽게 갈 수 있기도 하다. 시민 여러분이 그런 도서관의 위치를 찾아 방문해서 도서관이 주는 혜택을 누렸으면 좋겠다.

안수정 무엇을 해도 걱정이 앞서는 요즘, 반갑고 훈훈한 기사들이 많아지는 한 해가 되면 좋겠다. 새해에는 서로가 서로에게 조금씩 복을 나누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박수빈 나 스스로 ‘춘사’ 기사를 읽으며 춘천사람들의 이야기에 공감도 하고 위안을 받기도 했다. 새해에도 ‘춘사’에서 행복한 삶을 지속해 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만나보고 싶다. 새해에 독자분들께 즐거운 일 가득하길 기원한다.

신요섭 춘천에서 함께 즐겁게 살아요!

김정민 춘천 후미진 골목마다 지혜와 용기를 가지고 살아가는 시민들이 삶의 주인이고 진실이고 역사가 되면 좋겠다.

정리 김정민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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