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 한가지 동

同자는 ‘한 가지’나 ‘같다’, ‘함께’라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同자는 凡(무릇 범)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입니다. 凡자는 큰 그릇을 그린 것으로 ‘무릇’, ‘모두’라는 뜻을 갖고 있지요. 이렇게 ‘모두’라는 뜻을 가진 凡자에 口자를 더한 同자는 ‘모두가 말을 하다’ 즉, ‘이야기를 함께 나누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同자는 ‘함께’나 ‘같다’, ‘무리’라는 뜻을 갖게 되었습니다.

病: 병 병

病자는 ‘질병’이나 ‘근심’, ‘앓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病자는 疒(병들 녁)자와 丙(남녘 병)자가 결합한 모습입니다. 옛 病자를 보면 침대에 누워 땀을 흘리고 있는 사람이 그려져 있었지요. 하지만 차츰 땀을 흘리는 사람 대신 발음을 따서 丙(남녘 병)자가 쓰이게 되었습니다. 병이라는 의미를 가진 한자로는 고대에는 病자 외에도 疾(병 질)자가 있는데요, 病자는 비교적 심각한 병을 疾은 비교적 가벼운 병을 의미합니다.

相: 서로 상

相자는 ‘서로’나 ‘모양’, ‘가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相자는 木(나무 목)자와 目(눈 목)자가 결합한 모습이지요. 相자는 마치 나무를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그려졌는데, 相자의 본래 의미도 ‘자세히 보다’나 ‘관찰하다’였습니다. 이후 나무와 눈이 서로 대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서로’라는 뜻을 갖게 되었습니다.

憐: 불쌍히여길 련

憐자는 ‘불쌍히 여기다’나 ‘가엾게 여기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憐자는 心(마음 심)자와 粦(도깨비불 린)자가 결합한 모습이지요. 粦자는 ‘도깨비불’을 표현한 글자입니다. 도깨비불은 어두운 밤에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불이지요. 憐자는 이렇게 도깨비불을 뜻하는 粦자에 心자를 결합한 모양으로, 가엾고 측은한 사람의 영혼을 금세라도 사라질 것만 같은 도깨비불에 비유한 글자입니다.

성어에 읽힌 옛이야기

중국 춘추시대에 오자서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오자서는 초나라 사람으로 초나라 왕을 섬겼지만 아버지와 형이 왕에게 배신을 당해 억울한 죽음을 당하고 오자서는 오나라로 도망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자서가 오나라에서 거지꼴로 이리저리 떠돌아다닐 때의 일입니다. 어느 날, 길을 가는데 생면부지의 웬 사람이 그를 불러 세웠다.

“나를 왜 불렀습니까?”

오자서가 묻자, 그 사람은 말했지요.

“내 말을 잘 들으시오. 이래 뵈도 내가 관상을 제법 잘 보는데, 당신은 길만 잘 찾으면 크게 될 인물이오. 지금의 행색은 그 꼴이지만 가슴에 지울 수 없는 원한과 원대한 포부를 안고 있소이다. 내 말이 틀렸소?”

그렇게 물은 사람은 관상을 잘 보기로 유명한 피리라는 사람이었습니다. 오자서는 그가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말했습니다.

“내 일을 그렇게 잘 꿰어 보셨으니, 기왕이면 좀 도와 주십시오. 이 다음에 틀림없이 그 은혜를 갚으리다.”

“나한테는 그럴 능력이 없고, 당신을 도와 줄 사람을 소개할 수는 있소.”

이렇게 말한 피리는 오자서를 ‘광’이라는 사람에게 데리고 가서 추천했습니다. 광은 훗날 오나라의 왕이 되는 사람입니다. 당시 광은 혁명을 일으켜 왕권을 빼앗을 야심을 품고 암암리에 힘을 기르고 있었는데 오자서의 능력을 알아보고 기꺼이 맞아들여 참모로 삼았지요. 오자서는 아버지와 형을 죽인 초나라에 복수할 힘을 기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자신과 똑같이 초나라의 왕에게 아버지를 잃은 ‘백비’라는 사람이 오자서를 찾아왔습니다. 오자서는 함께 힘을 모아 초나라에 복수하기 위해 백비를 따뜻하게 맞아주었습니다.

그런데 그 소식을 들은 피리가 오자서에게 와서 말했습니다.

“내가 보기에 그 사람은 눈초리가 매와 같고 걸음걸이는 호랑이와 같으니, 언젠가는 필경 살인을 저지를 나쁜 관상이오. 그를 멀리 하시오.”

그 말을 들은 오자서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

“그 사람의 아버지 역시 내 부친과 마찬가지로 모함을 받아 억울하게 돌아가셨으니, 그와 나는 처지가 같다고 할 수 있지요. ‘같은 병은 서로 불쌍히 여긴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니 내가 백비를 돕는 것은 당연한 인지상정 아니겠습니까?”

피리는 더 말해 봐야 소용없다는 것을 깨닫고 탄식하며 돌아가 버렸다. 그 후 오자서와 백비는 복수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출세를 위해 백비는 결국 오자서를 죽게 만들었습니다. 피리의 예언은 신통하게 적중한 셈이지요.

고사성어의 의미

같은 병에 걸린 사람끼리 서로 동정한다는 뜻으로, 처지가 같은 사람끼리의 교감을 의미.

출전: 《오월춘추》 〈합려내전〉.

홍석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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