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의 한 마트에 쌓여있는 한국의 ‘신라면’.
말레이시아의 한 마트에 쌓여있는 한국의 ‘신라면’.

 

여러분, 혹시 라면 좋아하나요? 아마 싫어하는 친구는 없을 것 같은데요, 요즘 한국의 라면이 외국에서 인기라고 합니다.

지난 22일 한국무역협회는 2023년 라면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10억5천300만 달러를 넘어섰다고 발표했어요. 10억5천300만 달러면… 1조4천억 원? 상상하기도 힘든 돈이네요. 그런데 이렇게 한국 라면이 인기가 많아진 것은 아주 최근의 일입니다. 코로나가 유행하기 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2배로 늘어난 수치인데요, 특히 한국 드라마나 방송, 유튜브 등을 통해 ‘불닭볶음면’과 ‘신라면’이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한국의 라면이 인기가 높아졌다고 하니 한국인으로서 기분이 좋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한국 라면, 어떻게 탄생하게 됐을까요?

△라면의 시작은 중국

라면이라는 이름은 원래 중국의 랍면(拉麵)인데요, 중국식 발음으로 한자를 읽으면 라면입니다. ‘랍’은 때린다는 의미이고 ‘면’은 국수를 의미하는 것이니 랍면은 바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수타면’입니다. 중국에서는 밀가루 반죽을 때려서 만든 국수인 랍면을 양념에 비벼 먹거나 국물에 말아 먹었는데요, 국물에 말아먹는 방법이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식으로 개량돼 라멘이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게 됐습니다.

△인스턴트 라면의 시작은 일본

중국에서 건너가 일본에 자리 잡은 라멘, 그런데 우리가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스턴트 라면이 탄생한 곳은 일본입니다.

일본의 기업인 닛신식품의 창업주인 ‘안도 모모후쿠’ 회장은 면을 효과적으로 건조할 방법이 없어서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물기가 있는 생면은 무게도 무겁고 잘 상하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1958년 어느 날, 아내의 튀김 요리를 보며 무릎을 쳤습니다. 축축한 밀가루 반죽을 튀기고 나니까 물기가 사라지고 바삭바삭해지는 현상을 발견하게 된 것이지요. 그렇게 면을 기름에 튀겨서 건조하는 방법이 고안됐고, 최초의 인스턴트 라면인 ‘치킨라멘(チキンラㅡメン)’이 출시됐습니다. 재미있는 사실 하나, 인트턴트 라면의 발명한 안도 모모후쿠 회장은 2007년 1월 5일 96세로 사망하는 날까지 매일 인스턴트 라면을 먹었다고 하네요.

△한국의 라면은 언제부터?

일본에서 인스턴트 라면이 발명되자 한국의 기업들도 관심을 보였습니다, 당시 가난으로 인해 많은 한국사람들이 영양이 부족했기 때문에 간단하게 영양을 보충할 수 있는 라면이 매력적으로 보였기 때문이죠.

불닭볶음면으로 대성공을 거두고 있는 삼양식품이 1963년 9월 15일, 최초의 국산 인스턴트 라면인 삼양라면을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값싸게 한 끼를 때운다는 지금의 인식과는 달리, 처음 나왔을 때는 상당한 가격이었다고 합니다. 당시 가격은 10원이었는데, 김치찌개 백반이 30원, 짜장면이 20원이었던 시절이니 물가를 감안하면 꽤 비쌌다고 할 수 있겠네요. 따라서 어르신들께 옛날 라면에 대해 여쭈어보면 손님이 오면 대접용으로 요리되기도 했고, 집에서 가족들과 식사할 때는 비교적 저렴한 국수를 섞어서 먹기도 했다고 합니다.

홍석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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