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진 춘천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장
강승진 춘천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장

2021년 1월, 춘천이 법정 문화도시로 선정됐다. 그 후 3년간 춘천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는 ‘시민이 낭만 이웃으로 전환하는 문화도시 춘천’을 비전으로 삼아 의미 있는 삶의 변화를 지향하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진심과 정성을 다해왔다. 지역문화의 성장과 확장을 위한 ‘사람 경영’, 도심의 작은 빈집과 빈 상가를 활용해 시민의 문화 활동을 연결하는 ‘문화 슬세권’, 호수와 축제 자원을 결합한 ‘특화 콘텐츠’ 사업으로 춘천만의 매력과 이미지를 전국적으로 전파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2023년 최우수 문화도시라는 평가를 통해 더 널리 인정받기도 했다.

그 중심에는 ‘지역의 지속가능성은 사람’이라는 공동의 가치관이 있었다. 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은 물론 춘천에서 새로운 삶을 도전하는 사람까지, 새로운 가능성을 펼치고 싶은 이들이라면 가리지 않고 진심과 애정으로 품으며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 주자는 것이다. 

춘천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는 일과 예산을 만들 수 있는 유능한 사업담당자를 기르기 위해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들고, 문화도시의 가치를 내재화하는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자기주도학습과 CoP(Community of Practice; 실행공동체), 실행을 위한 TF(Task Force) 조직 운영을 일상화했다. 그 결과 ‘문화도시 사업에 참여하는 사람이라면 춘천을 한번은 다녀와야 한다’라는 인식이 생겼다. 지난해 춘천문화도시센터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춘천을 찾은 지자체는 총 47곳이었으며, 춘천의 사례는 외부에 88회 공유되었다.

직업을 탐색하고 역할을 넓힐 수 있는 체계적인 커리큘럼의 지역문화 전문인력 양성사업은 다양한 특화 과정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역대학과의 산학협력을 통해 예비 인력들의 유입도 돕고 있다. ‘공연예술 스태프가 되고 싶다면 춘천에 가야 한다’라는 말이 현실이 되었다. 올해로 5년째를 맞은 ‘공연예술스태프아카데미 막’은 춘천 외 지역의 참여자가 50% 이상을 차지한다. 출판 에디터를 양성하는 ‘로컬에디터’, 디자이너의 창의적 사고와 활동을 지원하는 ‘디자인 패스파인더’, 시민기록 활동가 워크숍 ‘도시편집자’ 등의 특색 있는 교육도 운영되고 있다.

예술가와 기획자의 생각과 활동을 전환하고 확장하는 ‘생각의 탄생’, 예비·신진 예술가의 교류와 성장을 지원하는 ‘괜찮은 작업실’, 지역 예술인의 교류 거점으로 서로의 창조적 생각과 창작 도구를 탐구했던 ‘아트살롱 썸’ 등은 모두 직업 관점에서 우리의 삶과 창작활동을 어떻게 연결하며 좀 더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되었다. 이런 고민과 실천은 2023년 문화체육관광부 지역문화인력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되는 성과로 인정받기도 했다.

시민들도 다양한 활동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 개인의 일상을 전환하고 취향을 만드는 ‘일당백 리턴즈’와 ‘도시가 살롱’, 지역을 탐구하고 동네 속 생활 지식을 나누는 ‘동네 지식인’ 등 시민의 활동은 커뮤니티로 확장되며, 도시 문화를 만들어가는 커뮤니티 축제 ‘시그널 페스티벌’까지 직접 기획하고 운영했다. 서로의 활동과 관계가 서로를 돌보는 것이다. ‘석사천 재즈 페스타’의 성공은 양질의 공연 콘텐츠뿐 아니라 건강한 취향과 활동을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살롱 주인장, 일당백 참여자, 동네 지식인들의 다정한 마음이 녹아 있었던 ‘취향마켓’ 덕분에 가능했다.

2025년까지 문화도시 사업은 지역문화의 확장과 성장을 이끌 더 많은 사람을 찾고 만날 것이다. 지역에 사람이 귀한 시대다. 지역에 기회를 만드는 사람을 소중하게 여겨야 할 때다. 지역문화를 키우고 확장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기 때문이다. 인구 감소·지역 소멸 시대에는 품이 넓은 지역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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