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무장애로 만드는 흥 넘치는 공동체 놀이터, ‘온맘FUN’

공동체 놀이를 위해 다 같이 손을 맞잡은 참가자들.
공동체 놀이를 위해 다 같이 손을 맞잡은 참가자들.

 

시끌시끌 흥겨운 음악과 까르륵 웃음소리가 새어 나오는 커먼즈필드 춘천의 안녕하우스. 지난 17일 토요일 오후 4시부터 이곳에서 청소년들이 모여 춤과 게임 활동을 신나게 즐기고 있었다. 이 모임은 ‘온맘FUN’에서 마련하고 있는 ‘공동체 놀이’ 프로그램으로, 말하자면 이 시간에 안녕하우스에서는 ‘공동체 놀이터’가 열리는 셈이다. 이 프로그램에는 지역의 발달장애아동과 청소년, 경계선 지능인 등 또래 관계와 단체활동 경험이 필요한 친구들이 주로 모인다. 물론 가족과 지역주민 누구라도 함께할 수 있다. 프로그램은 말 그대로 장애·나이·성별을 따지지 않고 함께 참여하는 다양한 활동으로 진행된다. 추억이 돋는 ‘동대문을 열어라’, ‘꼬리잡기’ 등의 놀이와 여러 레크리에이션 종목, 포크댄스 등의 단체 무용 활동으로 이어진다.

추억의 ‘동대문을 열어라’ 놀이 중인 청소년들.
추억의 ‘동대문을 열어라’ 놀이 중인 청소년들.

 

‘온맘FUN’은 2022년 11월 춘천시사회혁신센터에서 진행한 비영리스타트업 사업에 선정되어 8회의 공동체 놀이 실험을 거쳐 지난해 2월에 비영리 임의단체로 모습을 갖추었다. 매월 셋째 주 토요일 4시에 정기모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월 17일은 18번째 공동체 놀이였다.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에서는 간단한 활동이라도 운영되는 방식과 규칙 등 새겨야 할 것들이 있다. 그럼에도 참가자들은 나이에 상관없이 제법 자연스럽게 즐기는 모습이다. 장애를 배려한 특별한 무언가가 금방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익숙하게 보였다. 

초기부터 온맘FUN 공동체 놀이에 참여하면서 학생들을 지원해온 (주)나비소셜컴퍼니 김익수 교육기획실장은 그동안 발달장애 학생들과 함께 직접 참여도 하고, 학생들의 참여를 관찰하면서 다시 보게 된 것이 많다고 했다.

“발달장애 학생들은 한참 뛰어놀고, 어울리는 활동이 중요해요. 상대적으로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놀면서 거리낌이 줄어든다는 것도 의미가 큽니다. 공동체 놀이를 일회성이 아니라 매달 꾸준히 여는 게 도움이 많이 된다는 걸 시간이 지날수록 확인하게 됩니다. 지속해서 여러 번 참여하다 보면 게임과 단체활동에도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되거든요. 반복적인 경험을 통해 규칙을 이해하고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살피면서 배우는 모습이 보입니다. 참여가 원만하면 즐기는 여유는 물론이고 성취감도 생기는 것 같습니다. 특히, 포크댄스를 출 때는 음악에 맞추어 춤동작을 하면서 파트너가 계속 바뀌게 되는데, 이렇게 낯선 상황에서도 규칙을 잘 따르는 모습을 보면 흐뭇합니다. 평소 소극적이었던 친구들도 쑥스러워하면서 즐기는 모습이 대견해지고요. 공간도 쾌적하고 넓어서 잘 뛰어놀 수 있다는 것도 한몫하는 것 같습니다. 지역에서 누구나 참여가 가능한 공동체 놀이를 앞으로도 많이 만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놀이 방법과 규칙을 배워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
놀이 방법과 규칙을 배워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

 

이날 참여자 중에는 휠체어를 탄 청년이 있었다. 휠체어를 밀어 동작을 돕고, 그 위에서 몸을 움직이는 모습은 한 몸처럼 춤을 추는 멋진 파트너였다. 나이가 어리거나 동작을 따라 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옆에서 서로 돕는 친구들이 눈에 들어왔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건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함께할 마음이 있는 사람들이 있기에 가능하다는 걸 다시 확인하게 된다. 공동체 놀이를 즐기는 참가자들의 에너지가 곳곳으로 더 많이 퍼지길 기대한다.                              

김윤정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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