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장 춘천에서 산림 레포츠가 열리는 곳이 어디인지 아시나요? 산림청장배 ‘전국 푸른 숲길 달리기 대회’는 춘천에서 해마다 열리는 축제 같은 행사다. 원하는 사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이 대회는 백양리에 있는 서천분교가 출발점이다. 이 대회의 핵심 코스는 한치고개인데, 한치고개에는 답답한 도심을 벗어나 피톤치드가 충만한 맑은 자연에 온몸을 흠뻑 적시며 자연의 숨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숲이 있다.

이곳은 춘천시가 지정한 산악자전거(MTB) 코스가 펼쳐진 공간이기도 하다. 풍치가 아름답다는 소문이 자자해 산악자전거 동호인이라면 누구나 달리고 싶어 하는 46km 산길이다. 여기에서 매년 전국 MTB 챌린저 대회가 열린다. 최신형 산악자전거나 세계 유명 브랜드 산악자전거를 한눈에 보고 싶다면 출발 장소인 창촌중학교에 가면 된다.

또한, 이곳은 세계 유명 레저 자동차들을 목격할 수 있는 오프로드 코스이기도 하다. 드라이브를 즐기는 전국 레저 자동차 운전자들은 백양리를 거쳐서 한치고개를 넘어 가정리로 가는 도로를 이용할 수도 있고, 문배마을을 지나 구곡폭포 산길을 타고 강촌으로 내려가는 길을 이용할 수도 있다. 산길 트레킹을 좋아하는 일반인들은 백양2리 시내버스 종점에서 하차하여 시냇물 길을 거슬러 올라가는 길을 택하기도 한다.

이곳으로 가다 보면 곧 ‘연들레’라는 아기자기한 카페가 눈에 들어온다. 이 카페는 이 마을에서 태어난 자매 아가씨가 바리스타 기술을 배워서 운영하는 곳인데, 여기에서는 에티오피아 커피 세리머니를 경험할 수 있다. 커피의 원조국인 에티오피아에서는 하루에 세 차례, 한 번에 커피 세 잔을 마신다고 하는데 이때 행하는 일종의 의식을 ‘커피 세리머니’라고 한다. 첫 번째 잔은 우애의 잔으로 ‘너의 얘기를 듣는다’는 뜻의 ‘아볼’, 두 번째 잔은 평화의 잔으로 ‘나의 얘기를 한다’는 뜻의 ‘후에레타냐’, 세 번째 잔은 축복의 잔으로 ‘서로 조화와 평화를 맺는다’는 뜻의 ‘베레카’라고 부른다. 나름의 제조 과정을 거친 이 석 잔의 커피는 정종 잔 크기의 잔에 따라주는데 설탕을 듬뿍 넣어 맛이 아주 달다. 첫 잔이 맛이 가장 강하고 갈수록 연해진다. 

한치고갯길 가는 입구에 힐링로드 안내판이 있다. 좌측에는 편안한 글램핑 장소 ‘숲 이야기’ 카페가 있다. 이곳에서는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1865’ 칠레 와인 등 여러 나라 와인을 판매하고 있다. 안주로는 닭다리 바비큐와 고구마 피자 등을 판매한다. 깊은 골짜기가 꽤 길어서 ‘뱅골’이라고도 부른다.

비포장 길을 따라 유유자적 자연과 호흡하며 굽이굽이 산길을 걷다 보면 고갯마루에 한치령이라는 정상비頂上碑가 보인다. 1972년 11월 10일, 모 군부대에서 장비와 인력을 동원하여 한치령 비포장 길을 자동차들도 다닐 수 있게 확장한 뒤 준공 기념으로 세운 것이다.

 

박익수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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