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내내 배출 금지한다고 능사일까…근본적인 대책 찾아야
육동한 춘천시장, “추석에는 완전히 다른 모습 보일 것”

석사동 인근 원룸촌에서 촬영한 쓰레기 더미.
석사동 인근 원룸촌에서 촬영한 쓰레기 더미.

 

지난달 31일, 춘천시는 8일부터 11일까지를 생활 쓰레기 배출금지 기간으로 고지했다. 생활 쓰레기 배출금지 기간을 정한 이유는 설 연휴 기간 수거업체 휴무로 인해 쓰레기 수거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연휴 기간에 발생한 쓰레기들이 연휴가 끝나자 한꺼번에 길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주민들이 거리에 내놓은 생활 쓰레기 더미는 행인들의 보행을 방해했고 무분별하게 방치된 음식물 쓰레기에서 나오는 악취에 시민들은 눈살을 찌푸렸다.

명절 연휴 끝에 쏟아져 나오는 생활 쓰레기 폭탄이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다. 매년 연휴 때마다 반복되는 문제지만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기업들은 해마다 환경을 생각해 포장을 간소화한 선물 세트를 출시했다고 홍보한다. 이번 설에도 빈 공간을 줄이고 플라스틱 받침대 등을 없애는 대신 종이나 친환경 재질로 대체한 제품을 출시했다고 홍보했지만,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도는 낮은 편이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가공식품 기준 선물세트 시장 규모는 1조2천억 원이며 해마다 10%씩 성장하고 있다. 여기에는 온전히 제품 가격뿐 아니라 불필요하게 치장된 포장 가격까지 포함되어 있다. 명절 기간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은 평일보다 20% 이상 증가하는데, 다른 쓰레기라고 다르지 않다. 명절을 전후해서 가정에서 배출되는 스티로폼, 종이상자 등 포장재 쓰레기는 산처럼 쌓인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소장은 “우리나라는 형식에 너무 과도하게 집착한다”라며 “다른 나라에 비해 과대 포장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고 물질이 풍요로워지면서 더 심각해지는 것 같은데 우리나라 과대 포장 문화는 졸부 문화 같다”라고 비판했다.

지난 14일, 육동한 시장은 시청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통해 “연휴 중에 시장이 직접 거리로 나서 환경미화원들을 격려하고 그들과 쓰레기 대책에 대해 난상 토론까지 진행했다”라며 “추석에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겠다”라고 공언했다. 그러나 무분별한 배출을 단속하고 쓰레기 배출량을 줄일 수 있도록 시민의 협조를 받는 수준으로는 올 추석에도 다른 모습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석사동 인근 원룸촌에서 촬영한 쓰레기 더미.
석사동 인근 원룸촌에서 촬영한 쓰레기 더미.

 

기후위기가 심각해짐에 따라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절반 가까이 줄여야 하고, 이미 지자체마다 쓰레기 매립장 포화가 임박하면서 쓰레기 대란을 막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상황이다. 하지만 어김없이 때가 되면 명절은 돌아오고 선물을 주고받는다. 

허례허식을 강조한 기존의 행태에서 벗어나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포장을 간소화하여 겉과 속이 모두 가치 있는 명절선물 문화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더불어 근본적으로 도시의 생활 쓰레기 배출과 분리수거를 통해 배출된 자원들을 순환하기 위한 경로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지자체의 혁신이 시급하다. 이미 춘천시 쓰레기매립장이 감당할 수 있는 용량은 이제 단 10%밖에 남지 않았다.

김하종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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