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마을의제 발굴 모습.
청소년 마을의제 발굴 모습.

 

인구 5천2백여명 중 60대 이상 주민이 54.8%, 농업 종사인구가 62%에 이르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에서 미래세대의 온전한 성장을 가장 중요한 사업 의제로 결정하고 5년 동안 사업을 지속하고 있는 충남 당진시 고대면주민자치회 활동은 주민자치가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사례다.

학령인구가 전체 주민 수의 6.5%에 불과하지만 마을교육사업이 우선 순위가 된 것은 학령인구 감소가 학교 구성원의 감소, 마을의 소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었다. 마을교육을 통해 아동·청소년들이 마을의 소중함을 깨닫고 자신의 비전을 키워 갈 기회를 얻는다면 그들이 마을의 진정한 미래세대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이 활동을 시작할 수 있게 만들었다.

고대면 마을교육사업은 2019년부터 ‘마을에 관한, 마을을 통한, 마을을 위한’이라는 모토를 가지고 마을이 학교가 되는 마을교육공동체를 구성한 것에서 시작되었다. 아이들의 돌봄공간을 만들고 마을의 다양한 자원들이 협력하여 학교 교육에서 담당하기 어려운 삶의 교육을 내용으로 채우고 있다. 

고대면주민자치회 마을교육자치분과위원회가 중심이 되어 마을의 여러 구성원과 ‘고대면 마을교육자치회’를 구성하여 ‘온 마을이 학교다’라는 사업명으로 마을 바로 알기, 마을 탐방교실, 환경보호 체험교실, 마을지도 만들기, 청소년 진로교실, 청소년 비전캠프 등을 해마다 운영하고 있다. 

1·3세대가 참여하는 공동체 활동.
1·3세대가 참여하는 공동체 활동.

 

주민자치위원 평균연령이 60대 후반이라는 현실을 감안하여 주민자치회만의 사업으로 한정하지 않고 이장단협의회·학교·자생단체 등 마을 내 여러 그룹과 협력 네트워크를 만들어 네트워크의 구성원들이 각각의 특성에 걸맞은 분야에서 재능기부를 하는 것이다. 농사짓는 주민은 텃밭 교사로, 마을 어르신들은 환경교사로 참여하였고 학교는 교육과정 안에 마을교육과정을 편성하였다. 4박 5일의 청소년 비전캠프와 멘토링 활동은 고려대가 협력사업으로 함께하고 있다. 마을교육 참여 청소년들은 청소년자치회를 구성하여 마을에 필요한 의제를 발굴·제시하고 마을 소식지인 고대마을신문의 기자가 되어 마을 소식을 전하는 등 마을공동체의 일원으로 활동하면서 마을 주민으로서의 자긍심을 키워가고 있다.

고대면이 미래세대를 위해 추진하는 또 하나의 사업은 마을돌봄이다. 부모의 맞벌이 및 농번기 등으로 발생하는 아동 돌봄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주민자치회가 학교·행정복지센터와 협력체계를 만들고 노인회·의용소방대·청년회·보건지소·적십자봉사단·로터리클럽 등 마을 내 여러 단체와 네트워크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한 것이 시작이었다. 

충남 공모사업인 충남형 온종일 마을 방과후 돌봄사업에 선정되면서 초등학생 돌봄을 위한 라온돌봄센터를 설립하여 방과후부터 저녁 7시까지 원하는 아이들의 돌봄 공간, 청소년들의 커뮤니티 공간을 통해 네트워크 참여 단체들의 재능기부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청소년 지원사업인 ‘주말 청소년 사랑의 도시락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2019년부터 어르신 건강정보 제공, 자살 예방 프로그램 등 어르신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아동에서 어르신까지 1·3세대가 함께하는 마을통합돌봄이 되고 있다. 이에 필요한 예산은 충남과 당진시의 공모사업을 통해 확보하였다.

“정년 퇴임하신 분의 노하우를 마을을 위해 사용하세요”라는 현수막이 마음에 와닿아 주민자치위원이 되었다는 전종훈 고대면주민자치회 사무국장은 고대면 주민자치에 대해 지역을 배움터로 만들어가는 활동, 마을이 함께 키우는 ‘온종일 아동돌봄’, 청소년 자치활동 지원, 찾아가는 어르신 건강교실, 민·관·학 이음 공간인 ‘주민소통 오아시스’ 운영 등으로 요약했다. 그는 고대면의 장점을 “주민자치회가 스스로 마을의 플랫폼이 되어 마을의 주민과 시설 등 다양한 자원을 네트워크로 묶어내고 고대면 지역 자생단체장들이 모인 지역총화협의회를 비롯해 고대면행정복지센터·학교·주민자치회가 연결된 민·관·학 협력체계가 ‘온 마을이 학교다’를 지속성을 가지고 운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오덕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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