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아리랑’이라 하면 무슨 노래가 생각나는가. 누구는 ‘강원도 금강산 일만이천봉~’으로 시작하는 노래를 떠올릴 테고, 또 누군가는 ‘아리아리 쓰리쓰리 아라리요~’로 시작하는 노래를 떠올릴 것이다. 하춘화와 조용필이라고 하는 당대 최고의 가수가 각각 불러 크게 유행하였거니와 곡명도 똑같이 ‘강원도아리랑’이기 때문이다. 

지난 글에서 하춘화의 ‘강원도아리랑’은 향토민요 엮음아라리가 그 바탕이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조용필의 ‘강원도아리랑’의 바탕은 어떤 노래일까. 짐작하겠지만 강원 지역의 향토민요인 자진아라리에서 파생된 노래이다. 자진아라리는 후렴이 있는 아라리로, 긴아라리보다 곡조가 빠른 것을 말한다. 변화되는 과정을 설명하기 전에 지난 연재에서 계속 언급했던 《한국민속문학사전(민요 편)》에 실린 정의를 다시 한번 인용한다. 

자진아라리 - 강원도 영동에서 주로 불리는, ‘아라리’보다 빠르며 후렴이 있는 소리.

설명문처럼 향토민요 자진아라리는 강원도 영동지역에서 불리는, 후렴이 있는 소리이다. 주로 강릉 지역을 중심으로 모심을 때 많이 불려졌거니와, 현재 강릉 지역에 전해오는 논농사요 ‘오독떼기’가 중에 하나의 과정으로 불리고 있다. 앞선 글에서 향토민요 자진아라리는 일하면서 부르는 소리로 후렴이 있다고 하였다(연재 4 참조). 이 노래를 가요식으로 편곡하여 부른 것이 조용필의 ‘강원도아리랑’이다.

원래 일할 때 부르던 노동요가 가요식으로 편곡되면서 좀더 빠르고 흥겹게 바뀌었다. 악곡적 측면에서 향토민요의 곡조를 벗어나 분위기를 돋우는 유흥적인 면이 더 강화된 것이다. 노래의 목적이 달라짐에 따라 가사도 변하였으니, ‘심어주게’처럼 일과 관련된 내용은 사라지고 통속적인 내용이 추가되었다.

 

열라는 콩팥은 왜 아니 열고

아주까리 동백은 왜 여는가

아리아리 쓰리쓰리 아라리요

아리아리 고개로 넘어간다

아리랑 고개다 주막집을 짓고

정든님 오기만 기다린다

 

정리하면 지난 연재에서 살핀 하춘화의 ‘강원도아리랑’은 향토민요 역음아라리가 통속민요화 하여 ‘서울제 정선아리랑’이 되었고, 이 노래가 다시 전문작곡가를 거치며 강원도에서 온 노래라는 뜻으로 ‘강원도아리랑’이라 하였다. 이에 비해 조용필의 ‘강원도아리랑’은 향토민요 자진아라리가 통속민요화 하여 또 다른 ‘강원도아리랑’으로 탄생하게 된 것이다.

유명희(춘천학연구소장 직무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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