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역 소규모 상가 공실률 9%…전국 평균 상회
고금리·고물가에 소비 위축…주요 상권 곳곳 임대 현수막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주요 상권 곳곳에 빈상가가 늘고 있다.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주요 상권 곳곳에 빈상가가 늘고 있다.

 

고금리와 고물가 등의 영향으로 춘천지역 소규모 상가 공실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요즘 명동 곳곳에는 임대 현수막이 걸린 상가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인근 브라운상가까지 포함하면 이 일대 임대문의 및 폐업 안내 문구가 붙은 상가만 30여 곳에 달한다. 사정은 이곳뿐만이 아니다. 지하상가는 47곳이 빈 점포이고 큰 주목을 받고 문을 열었던 온의동의 대형 주상복합 아파트 지하상가도 대부분 공실로 남아 있다.

새학기를 맞이했지만 대학가 상권도 꽁꽁 얼어있다. 강원대 후문에서 20여 년간 자리를 지켜온 한 대형 문구점은 폐업을 결정하고 점포정리를 하고 있으며 오랫동안 영업해온 분식집과 미용실도 텅 빈 채 임대 현수막이 걸려 있다. 한림대 상권도 폐업 후 임대 문구가 걸린 상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는 고금리와 고물가가 겹친 경기 침체와 소비심리 위축의 장기화로 분석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춘천지역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9%로 집계됐으며 강원지역은 8.9%로 집계됐다. 모두 전국 평균 7.3%를 넘어섰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춘천지역과 강원지역의 2021년 4분기 소규모 상가 공실률이 각각 8.3%와 7.9%였던 것에 비교하면 상황의 심각성을 가늠할 수 있다. 중대형 상가 공실률도 춘천지역과 강원지역이 각각 21.2%와 15.2%로 전국 13.5%보다 높았다. 집합상가 공실률은 춘천지역 10.7%, 강원지역 14.6%로 전국 9.9%보다 높았다. 

전국 소규모 상가 공실률 7.3%는 부동산원이 분기별 공실률을 공개한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와 달리 통상 공실률 증가의 주요 원인인 임대가격지수는 하락세이다. 명동 인근의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 A 씨는 “일부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내렸음에도 문의가 거의 없다. 코로나 시기보다 더 심하다. 코로나 팬데믹 막바지에 자영업에 뛰어든 사람들이 버티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퇴계동의 한 음식점 주인 김 아무개 씨는 “코로나 시절엔 2%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금리가 올라 이자를 갚는 것만으로 벅찬 상황”이라며 “식재료 구입비는 상승하는데 그렇다고 음식값을 무작정 올릴 수도 없는 상황에서 배달 수요도 많이 줄어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 임대 계약 기간이 끝나면 그만둬야 하나 고민 중이다”라고 말했다.

고금리 장기화로 소상공인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지만, 한국은행이 선뜻 금리를 내리지 못하는 이유는 물가·가계부채 등 불안 요소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3개월째 기준금리를 3.5%로 묶어뒀다.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 5월 0.5%와 비교하면 무려 3%포인트 높다. 

한국경제인협회의 ‘2024년 국민 소비지출 계획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52.3%가 올해 소비지출을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된 이유로는 ‘고물가 지속’(43.5%)과 ‘실직 우려 또는 소득 감소 예상’(13.1%) 등을 꼽았다. 소비 감소 품목으로는 여행·외식·숙박(20.6%), 여가·문화생활(14.9%), 의류·신발(13.7%) 순으로 꼽았다.

식품산업통계정보 외식산업 경기동향지수에서도 외식업 업황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지난해 1분기 86.91이던 지수는 꾸준히 내리막길을 걸어 4분기에는 73.67로 떨어지고 있고 올 1분기에도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춘천시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올 상반기 내에 재정 4천501억 원을 신속 집행할 방침이다.

박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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