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민예총 사진전 ‘소양로 기와집골’ 28일까지 갤러리 공간제로
여섯 작가들 철거된 옛 동네 모습·재개발 과정 사진으로 담아

ⓒ홍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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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환.
ⓒ이수환.
ⓒ하종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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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호.
ⓒ박인호.
ⓒ이수환.
ⓒ이수환.
ⓒ이수환.
ⓒ이수환.
ⓒ김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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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식.
ⓒ함영식.
ⓒ함영식.
ⓒ함영식.

 

소양로 기와집골은 한국전쟁 직후부터 산업화시대 초기까지 명실상부 춘천지역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였다. 하지만 2008년 도시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되었고, 이후 재개발에 대한 논란 속에 2021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기와집골이 사라진 자리에는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선다. 재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역사적, 사회적 자산들이 현대식 건물로 대체되는 건 피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시민의 생생한 삶의 자취와 기록이 사라지면 언젠가 시민의 기억에서도 완전히 지워질 것이다. 

그래서 춘천민예총이 마련한 추억의 ‘소양로 기와집골’ 사진전이 무척 반갑다. 28일까지 갤러리 공간제로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김하정·박인호·이수환·하종범·함영식·홍원기 등 사진작가 6인의 작품 42점을 소개한다. 작가들은 기와집골 삶의 풍경부터 최근의 재개발 과정의 모습까지 독특한 시각과 표현으로 담았다. 또 철거 전 마지막 모습을 공중 촬영한 동영상 상영과 사진 속 주인공을 찾아 사진을 전달하는 의미 있는 자리도 마련된다. 전시장에서는 사진집 《소양로 기와집골》 (1만5천 원/ 달아실)을 구매할 수 있다. 

작가들은 “ 기록된 사진들이 향후의 세대에 전해질 수 있기를, 그리하여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 어떻게 살았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돌아볼 수 있는 작은 계기라도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전한다. 일부 작품을 지면으로 소개한다.

이수환(춘천민예총 사무국장) 작가 인터뷰

언제부터 춘천의 풍경과 삶을 카메라에 담았나?

2005년 무렵 보급형 DSLR 카메라가 보급되기 시작할 때이다. 유난히 소양로 기와집골 기록이 많은 이유는 내가 소양로 출신이라 누구보다 기와집골에 대한 추억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아들에게 ‘재산’으로 물려주고 싶어 춘천을 기록하고 있다.

고층 아파트와 개발 등 춘천의 변해가는 풍경에 대한 심정은?

진정 춘천을 사랑하는가? 100년을 내다 보는가? 오늘의 춘천이 다른 도시와 무엇이 다른가? 묻고 싶다. 또 나 자신에게도 묻는다. 하지만 위정자가 될 능력은 없고 행동으로 옮길 용기 도 없어 기록으로 남기려고, 또 현재의 춘천에서 아름다움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가장 가슴 아픈 건 ITX전철이 시내구간에 지하화가 안 된 것이다. 춘천의 정체성이 그때부터 없어졌다고 생각한다.

기와집골 외에 사라진 춘천 풍경 중 아쉬운 것은?

지금은 사라진 춘천경찰서 옆 연립단지, 약사풍물시장, 자수정 사우나 등 많은 것을 사진으로 남겼고 약사동 등을 계속 기록할 생각이다. 가장 아쉬운 건 중앙초교 입구 계단이다. 차일피일 미루다 철거된 모습만 기록했다. 1960년대생들에게 중앙초교 입구 계단은 롯데월드타워 마냥 신기하고 멋있었다. 춘천에서 학생 수가 가장 많았던 학교가 지금은 폐교 이야기까지 나올 것이라고 누가 생각했겠는가? 추억이 있는 사람들에게, 추억을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남겨주고 싶었는데 무척 아쉽다.

박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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