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리나 시니어 동아리 ‘바람소리’

 

꽃망울 터지는 봄을 노래하듯 맑은 음색의 오카리나 악기 소리가 들려온다. (재)춘천지혜의숲의 시니어 동아리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활동하는 ‘바람소리’ 오카리나팀을 찾았다. ‘바람소리’는 ‘아르코’와 ‘아르숲’이라는 공간을 대여하여 매주 토요일 10~13시와 수요일 오후에 모여 연습한다.

‘바람소리’는 마침 반주에 맞추어 ‘낭랑 18세’라는 곡을 연주하고 있었다. 회장 박애규(71) 씨를 만나 동아리를 만든 동기와 그간의 활동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바람소리’는 2020년 6월 28일 63~73세의 회원 10여 명이 모여 결성되었는데, 오카리나 연주 외에도 옷과 인형 만들기, 모자 뜨기, 음식 만들기 등 서로 잘하는 것을 공유하고 북돋우며 함께 성장해 왔다. 연주회 때 입은 조끼도 회원들이 직접 만든 것이라며 에둘러 실력을 뽐냈다.

왜 오카리나였을까? 오카리나는 작고 앙증맞은 악기라서 쉽게 다룰 수 있다. 여가 활동을 통한 삶의 질 향상을 꾀하는 건 기본이고, 자기 계발과 자신감 회복에 오카리나만 한 게 없다. 시민들이 오카리나라는 악기에 친숙해지고 음악을 통해 소외된 사람들에게 힐링의 시간을 제공하는 것도 뜻깊은 일이다. ‘바람소리’는 회원들의 기량을 늘리기 위해 1년에 두 번 워크숍을 진행하고 6월과 9월, 발표회를 두 번 열어 주 1회 수강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운다.

‘바람소리’의 활동무대는 주로 춘천과 인접 지역이다. 희망요양원에서 ‘호반시낭송회’와 협연하기도 했고, ‘강원뉴시니어라이프 산업박람회’ 개막공연에도 참여했으며, 춘천시립요양원에서는 월 1회 공연하고 있다. 도립화목원에서 열린 벚꽃축제와 어린이날 특집행사, 국화축제에도 참여하였다. 춘천지혜의숲에서 개최한 일자리 참여자 교육, 호국보훈의 달 행사, 동아리 지원사업 성과보고회 등에 출연해 갈고닦은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이외에도 서면 ‘점말촌매실축제’ 개막 축하공연과 ‘춘1000인 음악회’, 주민자치 우수 프로그램 경연대회에도 참석했으며, ‘새라새주간보호소’ 송년회에서 축하공연도 했다. 짧은 기간 많은 행사와 활동을 한 것이 눈에 들어온다.

활동하면서 기억에 남는 특별한 에피소드가 없을 리 없다. 특히 지난해 12월 지적장애인들이 머무는 ‘새라새주간보호소’ 송년회에 초대되었을 때의 일이다. 공연 중 신청곡 두 곡을 연주하는데 말도 못 하는 장애인들이 아는 곡이 나왔다며 함성을 지르며 모두 일어나 환한 낯빛으로 따라 하는 모습은 정말 감동이었다.

‘바람소리’는 올해에도 애니메이션박물관과 공지천 야외음악당 버스킹, 도립화목원 벚꽃축제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회원들의 역량을 높이기 위해 발표회도 할 것이다. 용화산휴양림에서 연주하고, 전문가를 초빙하여 특강도 두 번 실시할 계획이다. 또, 다른 악기와 멋진 콜라보 무대도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다. 오카리나는 비록 작은 악기에 불과하지만, 오카리나로 인연을 맺은 ‘바람소리’의 시니어들은 사랑과 열정으로 가득하다.

길해경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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