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카페처럼 조용한 음악이 흐르는 신사우도서관

 

소양2교를 건너 북한강이 흐르는 화천 방향과 소양강이 흐르는 양구 방향으로 나뉘는 삼거리 분기점에 신사우도서관이 있다. 아이와 손잡고 산책 삼아 들러보는 도서관, 각종 증명서를 발급받으러 왔다가 도서관 자료실 의자에 앉아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도서관이다.

도서관 출입문을 열고 유아실에 들어서면 벽면에 ’오즈의 마법사‘ 식구들이 아이들을 반기고 서가에는 동물 인형들이 책들과 나란히 꽂혀 있다. 구름 모양의 책상들이 놓인 바닥에는 아이들이 뒹굴면서 책 읽기에 딱 맞다. 수유실이 따로 있어 젖먹이 엄마들에게도 인기가 좋다. 영어 그림책을 꽂아 놓은 책꽂이 곁에는 특별하게 눈에 띄는 보자기들이 칸마다 놓여 있다. 꾸러미들엔 무엇이 들어있을까? 즐거움·봄·소통 등 글자가 써진 스티커를 읽어보니 궁금증이 더해진다.

궁금함을 누르고 계단을 오르자마자 오른쪽에 플랜테리어 식물들이 수직으로 벽면을 장식했다. 멀리 산들은 눈에 덮여 있는데 벽면에 아이비와 고사리들은 짙은 푸르름과 윤기를 띤다. 2층은 휴게실과 학습실, 갤러리와 자료실로 공간이 잘 나뉘어 있다. 학습실 문에 무음 키보드와 마우스를 빌려준다는 문구가 보이고 작은 창으로 학습에 집중하는 모습들이 보인다. 학습실과 자료실 사이에는 갤러리가 있다. 시화 액자가 조명등 불빛에 밝게 빛난다. 

신사우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인생시(詩)모작’은 이야기가 있는 시를 짓고, 시집을 발간하고, 시를 전시하는 프로그램이다. 회원들은 50대부터 80대까지인데 올해는 네 권의 책을 계획하고 있다. 회원 김금자 씨는 《시를 꿈꾸다 3》 시집에서 “오늘도 선물 같은 하루를 살며 청명한 가을날 우리들의 열매 ‘시모작’ 영글어 태어나니 나는 벌써 볼이 붉어졌다오”라고 소감을 밝혔다.

빨간 문 미닫이를 넘어서면 자료실이다. 도서 검색대를 지나 요즘 신중년에게 인기가 많은 큰 글자 책이 놓인 서가를 지난다. 노년층뿐만 아니라 젊은 층도 이용하는 큰 글자 책이 이제는 공공도서관 어느 곳에나 있다. 어린이 책을 포함해 9만여 권의 장서가 있는 곳. 춘천 도서관 분관에서 최고로 많은 장서량으로, 대출이나 반납 책을 종일 꽂아야 한다는 신사우. 조용한 음악이 흘러 더욱 북카페 같은 신사우. 책장 넘기는 소리만이 도서관임을 알게 해줄 뿐.

신사우에서는 최고 장수 어린이 프로그램인 ‘역사 속으로’를 비롯하여 글쓰기·책놀이·공예 수업이 있다. 찾아가는 프로그램으로 지역 보육원이나 아동센터에서 치유적 독서상담을 하기도 한다. 성인 프로그램은 ‘인생시모작’과 공예수업인 ‘스토리아트‘가 있다. 스토리아트는 4월에 시작하는 수업으로 타탄바구니·원목꽂이함·타일쟁반 등 공예품을 만들고 전시할 예정이다. 사서가 추천하는 그림책은 ’따스한 봄에 그림책을 봄‘이라는 주제로 선보이고 있다.

“내가 세계를 알게 된 것은 책 덕분이었다”라는 사르트르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의 도서관이었다”라고 했던 빌 게이츠를 떠올린다. 아이들을 비롯해 모든 세대에게 도서관은 필요하다. 주민과 친근한 도서관, 자주 가고 싶은 쉼터 같은 도서관은 저절로 만들어질 리 없다. 신사우도서관부터 시작해 보기를 권한다.

 

이은경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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