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나라 아리랑 계보를 정리할 예정이다. 그동안 민요 아리랑과 가요 아리랑의 차이점을 발생과 유통 방면에서 살펴보았다. 강원 지역의 아라리가 서울 등지로 퍼져나가 다양한 아리랑으로 파생되었다는 점이다. 우리가 가장 익숙하게 알고 많이 부르고 있으며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아리랑’ 역시 그러하다. 밀양아리랑, 진도아리랑 등도 따지고 보면 모두 강원 지역 아라리가 원천이라 할 수 있다.

이를 도식으로 정리하면 우측 표와 같다.

위 도식에서 흥미로운 점은 ‘한오백년’의 등장이다. ‘한오백년’은 강원 지역 민요에서 파생된 가요로, 앞의 연재에서 언급한 민요 사전에는 “긴아라리를 모곡으로 해서 파생한 노래”라고 하였다. 최근 연구에서는 긴아라리와 자진아라리를 적절히 혼합하여 새롭게 짠 노래라고 설명하기도 하며, 가사는 서울·경기 지역 소리 중 하나인 ‘아리랑세상’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후렴) 아무렴 그렇지 그렇고말고 한 오백년 살자는데 웬 성화요

한 많은 이 세상 야속한 님아, 정을 두고 몸만 가니 눈물이 나네

백사장 세모래 밭에 칠성단을 뫃고 임 생겨 달라고 비나이다

지척에 둔 임을 그려 살지 말고 차라리 내가 죽어 잊어나 볼까

(이하 생략)

이창배의 《한국가창대계》에서는 강원도민요 항목에 ‘강원도아리랑’, ‘정선아리랑’과 함께 ‘한오백년’을 거론하면서 “강원도 특유의 애수에 깃든 아름다운 노래”라 평하고 시기적으로 그리 오래되지 않은 노래라 하였다. ‘한오백년’이 온 국민이 즐겨 듣고 부르는 국민 민요로 부각된 것은 무엇보다 조용필의 힘이 크다. 1980년 발매된 조용필의 정규 1집 음반은 수록곡 모두가 크게 유행하였는데, 그 가운데 ‘한오백년’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명희(춘천학연구소장 직무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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