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종윤 춘천시민연대 상근 활동가)
강종윤 춘천시민연대 상근 활동가)

자주 보는 드라마가 하나 있다. 완성되지 않은 인생, 성공을 위해 달리지만, 다다르지 못한 이들을 담고 있는 ‘미생’이란 드라마다. 그 드라마 중 인상 깊은 대사 하나로 글을 시작하려고 한다.

“대학교수가 수업에서 사회정의라는 말을 꺼낼 때도 손발이 오그라지는 시대” 

그리고 하나의 여론 조사 결과를 공유하고 싶다. 2021년 11월 퓨리서치센터에서 발표한 세계 17개국 성인 1만9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당신의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의미, 가치는 무엇입니까?”라는 설문의 답변 결과다. 우리나라 성인들은 인생의 최고 의미와 가치로 ‘돈’을 제일 먼저 꼽았다. 다른 나라의 경우 ‘가족’과 ‘자녀’를 꼽은 것과 비교되는 결과라 곱씹어 보게 되는 자료였다. 물론 내 성공이 우리 가족의 안위와 안정과 연결될 수 있으니 ‘돈’도 어쩌면 가족을 위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왠지 입맛이 개운하지는 않다.

우리 집에서 우리 아이들이 등교할 때면 만천초 근처에서 후평동 신한은행 쪽으로 자주 지나다닌다. 하주골 건너편 자그마한 동산이 요즘 포클레인에 아주 작살나고 있다. 무엇이 들어올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춘천에 또 녹지가 줄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리고 학곡리와 고은리 부근에 도청이 들어오면 그곳 논밭까지 자취를 감출 것이다. 이런 변화는 춘천의 정주 조건을 점점 나쁘게 할 것이다. 

춘천의 미세먼지는 산업시설이 없음에도 서울과 비슷한 수준이다. 여름은 또 어떤가? 전국에서 덥기로 다섯 손가락에 들어가는 도시다. 춘천에서 자라는 아이들의 비염·축농증·호흡기 질환 비율도 낮지 않다.

꽤 오랫동안 이런 춘천의 모습에 답답함을 느껴왔다. 우리 도시의 모습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춘천에 사는 많은 사람에게 이로운 것이 무엇인지 밝히고 구체화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지 않을까 고민해 왔다. 그리고 마침내 그 고민과 생각을 넘어 실천할 기회가 찾아왔다.

2024년 3월, 춘천시민연대 상근 활동가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되었다. ‘가치를 말하는 것이 소름 돋는 시대’에 다시 가치를 말하고, 모두가 어제보다 나은 삶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보려 한다. 

아직 많이 부족하기에 앞으로도 많은 충고와 관심을 부탁드린다. 춘천시민연대 사무실 근처를 지날 때면 편하게 들러주면 좋겠다. 우리 지역에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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